경제·금융

한국인의 눈으로 본 미래 전략

■21세기 대변혁과 인류의 미래 안 홍 지음/ 문예당 펴냄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인류는 놀라운 변화를 겪고 있다.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으로 기존의 통신방식에 일대 변화가 일고 있으며, 이에 따라 조직이나 집단을 단위로 하는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 대신에 일대 다대응 형태의 네트워크형 의사소통 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다. 기존 냉전체제에서 국가대 국가, 또는 블록대 블록의 대립 구도가 붕괴되고 특정국가가 주도하는 세계체제가 구축되자 지역별 긴장과 갈등은 오히려 증폭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정치적으로 극도의 혼란상을 연출하고 있다. 경제체제나 기업경영방식에 있어서도 기존의 국가자본주의적인 시스템이 효력을 다하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이윤 원천을 찾아 지구의 곳곳을 찾아 다니는 `기업 유랑시대`가 전개되고 있고 단위 국가들은 이들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업들 역시 회계 투명성과 소액 주주들의 경영 참여 요구 등으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경영 방식으로는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는 시대가 되고 있다. 현재 국회 정책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안 홍(45)씨가 쓴 `21세기 대변혁과 인류의 미래(전2권)`는 이러한 전지구적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모색하고 있다. 이미 서구에서는 상식이 돼 버린 미래서의 일종으로 보기에 따라서는 다소 진부한 면이 없진 않으나 한국인의 시각으로 세계적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고자 시도했다는 점에서 신선한 느낌을 준다. 저자는 우선 21세기의 변화의 핵심적 흐름을 `다단계 네트워크 혁명`으로 파악한다. 그는 막 시작단계에 불과한 인터넷의 발달은 앞으로 문자인터넷 시대를 거쳐 영상인터넷 시대, 그리고 언어인터넷 시대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네트워크 혁명은 모든 부문에 파생혁명을 유발해 기업혁명, 정부혁명, 자본혁명, 노동혁명, 교육혁명, 사회혁명, 생활혁명, 문화혁명, 유통혁명을 일으키면서 지금까지의 국가 중심의 세계질서 자체를 전면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란 주장이다. 저자는 이어 사회부문에서 수천년 동안 이어져 내려 온 `지역기반`의 사회공동체들이 그 기능과 역할을 `넷 기반`의 공동체들에게 넘겨주게 되면서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회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울러 경제부문에서도 국가단위를 중심으로 이뤄진 국가분업화 경제체제가 새로운 글로벌 분업화 경제체제로 이행하면서 자본과 노동의 이동은 더욱 빈번하게 이뤄지고 임금 역시 세계적 차원에서 수렴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저자는 한국 정부가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국가시스템을 유지해 온 골격이 되었던 관료 허브구조를 철저히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시스템은 ▲불투명하고 검증될 수 없는 의사결정과정 ▲소수가 임의적으로 결정하는 시스템 ▲학연, 지연 등을 앞세운 정실주의라고 비판하고, 이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기능을 정상화해 정부에 대한 투명한 견제구조를 확립하고 ▲시장원리를 근간으로 해 정부의 경쟁력을 높이고 ▲정부를 실질적 의미의 온라인 정부, 네트워크형 정부로 바꿔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저자는 앞으로 세계경제의 중심은 중국과 일본, 인도로 이어지는 `아시아 삼각지대`가 될 것이라며 북한과 시베리아, 일본을 연결하는 동북아 철도건설을 통해 이 지역의 허브국가가 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 두권에 걸친 진지하고 뜨거운 열정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남기고자 하는 메시지가 전체적으로 반복적이고 장황한 느낌을 주는 것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네트워크형 사회, 자본과 노동의 세계화, 지식정보화 사회 등에 대한 논의에 있어서는 어디까지나 저자의 주장이고, 어디까지가 다른 미래학자들의 이야기인지 분명하지가 않다. 그렇더라도 이 책은 세계와 인류의 변화 방향과 앞으로의 미래 사회의 모습에 대한 `통합적`인식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분야의 연구가 일천한 우리의 지적 풍토에서 보기 드문 역작임이 분명하다. 이 분야에 관심있는 독자들이나 연구자들에게 신선한 청량제가 될 것은 물론 앞으로도 지속적인 자극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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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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