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신자상 만커피 회장, 무조건 국내 오픈 고집말고 해외서 기회 잡으세요

글로벌 커피브랜드 전략 답습 대신 철저히 중국인 취향에 맞춰

월드커피 포럼서 조언

2011년 中 베이징에 1호점

젊은이들 즐겨찾는 명소로

주문과 동시에 음식 만들고

테이블로 직접 서빙 차별화

연내 100개 매장 오픈 계획

서울카페쇼의 '월드커피 리더스포럼'에 연사로 참가한 신자상 만커피 회장이 중국 커피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카페쇼

"한국과 중국에서 사업할 때 다른 점요? 하늘과 땅 차이죠. 만약 청담동에 10곳의 커피전문점이 있는데 여기에 2개가 더 생긴다고 가정하면 곧 이들 중 2곳은 망합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은 여전히 성장 중이기 때문에 2곳이 더 늘어나도 수요가 뒷받침됩니다. (한국에서)마른 수건을 억지로 짜내기보다 해외에서 기회를 잡으십시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3회 서울카페쇼'의 부대행사로 진행된 월드커피 리더스 포럼에서 신자상(64) 만커피 회장은 이같이 말하며 적극적인 해외진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신 회장은 '중국 커피시장 성공사례 및 진출방안'이라는 주제로 행사장을 찾은 이들과 만나 거시적이고 학술적인 이야기 대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명료하고도 화끈한 강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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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漫)커피'. 중국 커피시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커피전문점 브랜드다. 2011년 1월 베이징의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인 장타이시루(將台西路)에 문을 연 만커피 1호점은 스타벅스와 같은 쟁쟁한 경쟁상대를 거뜬히 물리치며 중국 젊은이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냈다.

역설적이게도 스타벅스의 전략을 정확히 반대로 구사한 데서 성공이 시작됐다. 만커피는 미국식 스타일을 들여와 중국인에게 익숙해질 것을 강요하는 스타벅스와 달리 매장 크기나 인테리어, 서비스 방식 등 카페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철저히 중국인에게 맞췄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등 우리에게 익숙한 글로벌 커피 브랜드가 좁은 매장에 다닥다닥 테이블과 의자를 붙여놓는 식이라면 만커피는 평균 1,000㎡ 규모 매장에 편안하게 앉아 쉴 수 있는 자리를 제공했다. 제조된 상태에서 매장에 진열된 샌드위치가 아니라 주문과 동시에 만들어 내놓는 음식 메뉴, 고객 테이블로 직접 주문한 음료를 가져다주는 서비스 등은 스타벅스와 달라도 확연히 다른 점이다. 이 같은 차별화는 만커피의 빠른 확장으로 이어졌다. 연내 중국 전역의 35개 시에 100개 매장을 열 계획(현재 80여개)이며 내년에는 이 수를 두 배로 늘린다. 직영 또는 합작 형태로 운영되며 내달께 중국 대표 휴양지인 하이난에 3,300㎡규모 매장도 들어선다. 신 회장은 "아직 스타벅스보다 매장 수가 적어서 그렇지 같은 상권에서 맞붙으면 만커피가 무조건 이긴다"며 "매장의 콘셉트를 뚜렷하게 잡고 현지인의 취향을 파악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국내 외식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1985년 서울 강남구 경복아파트 사거리에서 '또순이 순대'를 차려 음식으로 타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을 익힌 후 다양한 업종을 거쳐 국내 유명 샤부샤부 프랜차이즈인 '정성본'을 이끄는 회장으로 거듭났다. 2009년부터는 중국에 한식당 '애강산'을 운영하며 해외 진출을 시도한 그는 중국인의 생활습관을 유심히 살펴보다 '만커피'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보다 중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긴 신 회장이지만 아직 중국어 회화를 편하게 하지 못한다. 만커피 본사 직원 150명 가운데 130명이 현지인이지만 그는 중국어가 사업에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언어 소통이 쉽지 않다고 해서 중국인이 좋아하는 맛, 분위기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며 "오감은 국적이나 인종에 따라 크게 다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맛으로 승부하는 외식사업일수록 '나에게 맛있다면 그들에게도 맛있다'는 생각으로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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