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미국의 명문인 로스쿨(LAW SCHOOL) 졸업식을 구경할 기회가 있었다. 종합대학 소속이지만 로스쿨 졸업식은 링컨센터를 빌려 따로 했다. 식은 밤에 시작되었고 세종문화회관 크기의 식장은 학부형 등으로 꽉 찼다.맨 나중에 입장한 졸업생들은 모두 치렁치렁한 가운을 입고 모자를 썼다. 단상엔 학장을 비롯한 교수들과 법학박사(PH. D), 3년제 졸업생(J.D)들이 앉았다. 1년제 졸업생(L. L. M)들은 단상아래 앞줄에 앉고 그 뒷자리를 학부형들이 꽉 메웠다. 식의 진행은 학생 대표 두명이 조크를 섞어가며 부드럽게 이끌어 갔다.
법학박사가 다섯명 정도, 3년제 졸업생이 한 300여명, 1년제가 100여명 됐는데 모두 한사람씩 이름을 불러 학장이 직접 악수를 하며 축하해 줬다. 근 두시간에 걸친 수여식은 계속되는 박수와 환호성에 완전 축제 분위기였다. 사진은 공식 사진사가 한사람씩 미국 국기 앞에 세워놓고 찍었다.
교수들은 대부분 J. D들로 각기 다른 출신학교 가운을 입고 나왔다. 학생들이 뽑은 그 해의 최우수 교수가 가장 각광을 받아 선물도 받고 간단한 인사말을 했다. 곧이어 학장의 졸업연설이 있었고 그 다음 그 학교 출신으로 법조계에서 출세한 선배 J. D가 나와 법조인의 마음가짐에 대해 짤막한 당부연설을 했다. 이제 바쁜 법조인 생활을 할 터이니 건강에 조심하고 가족을 소중히 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졸업생 위주의 행사였다.
맨 마지막 『이로써 졸업식을 마친다.』고 선언하자 일제히 환호성을 터트렸다. 지옥 훈련같은 혹독한 과정을 무사히 마친 데 대한 안도와 기쁨을 함께 나누는 소리였다.
사실 명문 로스쿨은 들어가기도 어렵지만 3년을 무사히 마치기는 더욱 어렵다. 치열한 법률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기 때문에 경쟁도 대단하고 탈락도 가차없다. 졸업 성적에 따라 취직처와 연봉이 결정되므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피를 말리는 레이스를 3년간 해야 한다. 한국계 J. D들은 한국의「高 3」시절도 힘들지만 J. D 3년은 그보다 더 힘들다고 말한다.
한국도 법학전문대학원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중인 모양인데 과연 미국 LAW SCHOOL의 소프트를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