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폰지'와 한 전자상거래 사이트

1925년 미국 전역에 개발 붐이 불어닥쳤을 때 찰스 폰지는 플로리다에서 돈을 맡기면 석달 안에 2배로 돌려주겠다고 선전해 무려 10억달러를 끌어모았다. 하지만 폰지가 말한 사업이란 애초부터 없었다. 그는 돈이 속속 들어오자 초기 투자자들에게 지급할 배당금을 새로운 투자자들의 돈으로 충당하는 식으로 사기극을 펼쳤다. 그러나 이런 사기극이 오래갈 수는 없었다. 폰지는 결국 1년 만에 쇠고랑을 찼다. 폰지는 이른바 피라미드식 사기의 원조다. 계속 투자자들을 받다가 한계에 이르면 이미 투자한 사람들에게 나눠줄 배당금을 마련할 수 없기에 결국은 숱한 피해자를 만들어낸다. 최근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업을 시작한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등장했다. 바로 플러스베스트다. 이 회사는 자사를 리서치(research) 사이트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일반 리서치회사와는 달리 온라인을 통해 노트북ㆍ휴대폰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제품을 구입하려는 고객이 현금을 입금하면 7일이 지나야 상품을 배송해준다. 그리고 상품 수령시점으로부터 공휴일을 제외한 15일이 지나면 입금액의 90%를 돌려준다. 초기 고객보다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한 이런 비즈니스 모델은 계속될 수 있다. 문제는 영원히 고객의 숫자가 늘어날 수는 없다는 데 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이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실제로 90%의 돈을 돌려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세상에 화수분이란 없다. 언젠가는 자금이 동나고 만다. 허황된 수익을 바라는 투자자들이 있는 한 ‘폰지식 사기’는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 물론 플러스베스트의 사장은 사기가 아닌 공익을 위한 사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수익을 담보할 수 없는 사업은 언젠가는 무너지게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 복불복(福不福)이라는 말로 이를 합리화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피눈물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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