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장밋빛 일색 中의 비관적 징후들

■왜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가<br>(칼 라크루와ㆍ데이빗 매리어트 지음, 평사리 펴냄)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중국이 5년 뒤인 2016년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규모는 올해 11조 2,000억 달러에서 오는 2016년 19조 달러로 확대된다. 반면 미국 경제규모는 올해 15조 2,000억 달러에서 5년 뒤에는 18조 8,000억 달러가 된다. 전세계 GDP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년 뒤 17.7%로, 중국의 18.0%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주게 된다는 것. 그러나 중국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했던 칼 라크루와와 데이빗 매리어트는 중국에 대한 장밋빛 일색의 전망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저자들은 20여 년간 직접 접한 대륙의 생생한 현실을 바탕으로 초강대국 중국이 붕괴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징후들을 제시한다. 극심한 빈부격차와 언론 통제, 가혹한 소수민족 탄압, 국경 분쟁, 후진적 인권, 싸구려 브랜드, 심각한 환경오염 등 무려 서른 한가지의 비관적 징후들을 조목조목 펼친다. 저자들은 ▦5,500만 명의 빈민 ▦1억 명의 외동아이 ▦2억 4,000만 명의 농민공 ▦수를 헤아릴 수 없는 화이트칼라ㆍ블루칼라 범죄자 ▦4,300만 명의 독신남 등을 중국 체제를 위협하는 ‘5개 잠재적 반정부군단’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이 책은 중국 대세론에 입각한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마틴 자크 지음), ‘메가트랜드 차이나’(존 나이스비트 지음) 등의 책과 비교해 핵심적인 5가지 주제에서 큰 차별성을 갖고 있다. 특히 빈부격차 문제의 경우 저자들은 중국의 지니계수가 0.5에 이르러 이른바 ‘남미형’ 실패한 국가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렇게 심각한 체제 위협에 대해 마틴 자크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싸구려 브랜드와 짝퉁 문제에 대한 견해도 확연히 구분된다. 저자들은 진정한 경제적 성장은 하이테크 경제로의 도약과 세계적 브랜드의 창출에 있다고 주장하며 나이스비트와 자크는 낙관적인 전망에 기대 중국의 현실을 냉정하게 보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저자들은 “이 책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중국인들이 현재 너무나 큰 재앙이 기다리는 절벽으로 꾸역꾸역 걸어들어가고 있으며 그 재앙은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낸다. 책에 제시된 비관론의 근거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맹목적인 중국 대세론에 휩쓸려 간과했다는 점에서 중국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세우는 데는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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