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4월 19일]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요?"

"전국적으로 보면 (아파트) 가격이 제한적으로 오르고 있는 만큼 현재의 금융규제는 유지돼야 합니다."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현재의 부동산시장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기획재정부의 판단대로라면 현재의 아파트 가격은 금융규제에도 불구하고 상승하고 있는 만큼 금융규제를 완화할 경우 부동산시장이 자칫 투기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기회재정부의 판단과는 전혀 다르게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천당 아래 분당'이라고 불릴 정도로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는 분당은 최근 급매로 시세보다 1억원 가까이 하락한 매물이 거래되면서 가격 하락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고 수도권 외곽지역에서는 분양가 이하로 나온 급매물이 넘쳐난다. 지방은 더 심각하다. 기존 주택뿐 아니라 신규 분양시장도 급격히 얼어붙어 불패를 자랑하던 송도 지역에서도 미분양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업계에서는 정부에 금융규제의 탄력 적용과 양도세 혜택의 수도권 확대 등을 강력히 요청하고 싶지만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건설 관련 협회의 관계자는 "금융규제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가 현재의 집값을 하락이 아닌 제한적 오름세로 판단하고 있는데 업계의 건의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의 판단을 꼬집었다. 금융권도 부동산 대세 하락론에 불을 지필 정도로 건설업계의 시각과 별 차이가 없는데 유독 정부만 다른 판단을 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설업계의 관계자들은 정부가 현재의 부동산시장을 오로지 통계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부동산 중개업소에 '급매' '급급매'라고 쓰여진 매물이 넘쳐나는데 실태조사보다 호가 위주의 숫자(국민은행 통계)에만 의존하다 보니 시장상황과 전혀 다른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은 정확한 판단 아래 이뤄질 때만 시장 참여자의 호응을 얻는다. 부동산 금융규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 전에 정확하고 면밀하게 상황을 파악하는 게 먼저다. 지금 정부에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먼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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