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들이 일반인의 건강검진용 컴퓨터단층촬영기(CT) 이용시 과도하게 방사선에 노출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 진단용 CT를 촬영시 일반인의 연간 피폭한계량(1mSv)의 13배 이상인 13∼25mSv 방사능에 노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부터 한달간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벌인 ‘방사선 안전관리실태’ 감사결과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23일 밝혔다. 감사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전국의 9개 대학병원 등을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관들은 암 진단용 CT인 PET-CT촬영에 대한 안내문과 주의사항을 배포하면서 방사선 피폭량이 많다는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 병원은 “PET-CT로 각종 암을 발견할 수 있다”며 해당 CT의 홍보 효과에만 열을 올렸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PET-CT 촬영으로 일반인들이 방사선에 과다 피폭될 우려가 있지만 관리·감독을 해야할 보건복지부는 정보제공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복지부에 대책 마련을 통보했다.
복지부의 규정 부실로 방사선 발생장치가 설치된 수술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안전관리 대상에서 제외된 사실도 드러났다. 서울과 제주 등 전국 16개 국립병원에서는 총 1,374명의 의사와 간호사가 방사선 발생장치가 설치된 수술실 등을 드나들며 일하고 있지만, 관련규정은 ‘장치 운영·조작 업무 종사자’로만 안전관리 대상을 한정하고 있어 방사선 피폭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2001년 방사선안전관리 통합망을 개발하고도 방사성 물질 사용허가 기관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실제 201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국립중앙의료원 등 37개 기관에서는 총 56회에 걸쳐 연간 허가량을 최대 948.2% 초과하는 방사성 물질을 사용했다. 이 같은 경우 관련 법에 따라 1년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야 하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부실한 시스템으로 적절한 제재가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