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평양서 정기미사 집전하고파"

北 첫 상주성직자 자격 추진 박창득 신부

박창득(70) 신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평양 장충성당 사제관 입주가 현실화되면 평양에서 미사를 정기적으로 집전하고 인도적인 차원의 북한 구호활동도 계속 전개할 계획입니다.” 북한 첫 외국인 상주 성직자 자격을 추진 중인 미국 뉴저지주 오렌지한인천주교회의 박창득(70) 신부는 “북한에 상주하는 신부가 되는 것이 최종 목적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 훌륭한 성직자들이 북한에서 사랑과 복음을 전파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진정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 신부는 지난달 28일 북한을 방문해 29일에는 장충성당에서 100여명의 평양신자들을 대상으로 미사를 집전했다. 박 신부는 이어 “그 동안 원조목적으로 북한을 25차례 가량 방문하면서 사제관 대신 호텔에 머물렀던 점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며 “사제관 입주가 허용되면 북한 주민들의 마음에 평화를 심어준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종교활동에 부정적인 북한이 박 신부에 대한 상주 신부자격 부여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남다른 그의 대북 지원활동에 따른 것. 주위의 반대와 ‘친북인사’라는 오해를 받으면서도 박 신부는 지난 96년 평양에 국수공장을 설립하고 황해도 농장을 지원하는 등 대북 구호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10년 이상 사심 없이 순수한 동포애와 종교적인 신념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접근한 것이 큰 힘을 발휘했다. 박 신부는 “전세계 언론이 교황 요한 바오르 2세의 서거소식을 비중 있게 다룬 점이 북한 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북한 당국도 장충성당 사제관 입주를 매우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분단 이후 처음으로 96년 장충성당에서 부활절 미사를 집전했고 최근에는 교황 요한 바오르 2세의 추모 미사를 집전하는 등 장충성당과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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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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