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콘텐츠 하나 열 플랫폼 안 부럽다.'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금과옥조'처럼 회자되는 말이다. IT 업체들이 기존 사업영역에서는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콘텐츠'에서 희망의 빛을 찾고 있는 것이다. 저마다 '킬러콘텐츠' 확보에 나서면서 IT 생태계가 콘텐츠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추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ㆍ애니팡 등 모바일메신저와 게임을 중심으로 성공사례가 잇따르면서 콘텐츠가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IT 업계에서는 콘텐츠를 핵심으로 한 사업구조 재편과 업체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통신사들은 차별화된 콘텐츠로 고객 '록인(lock-in)' 효과 및 신규 캐시카우 발굴에 주력하고 있으며 단말기 제조업체는 자사 제품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포털사는 콘텐츠를 통해 인터넷 시대의 경쟁력을 모바일 시대에도 이어가고 싶어한다.
롱텀에볼루션(LTE)시대를 맞은 통신업체의 경우 차별화된 품질ㆍ서비스와 함께 킬러콘텐츠로 승부를 낸다는 전략을 세웠다. SK텔레콤이 글로벌콘텐츠플랫폼을 표방하며 SK플래닛을 자회사로 출범시켰고 KT는 가상상품(virtual goods) 서비스 및 콘텐츠 부문 독립 등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조인호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IT 기업들이 단말기와 속도경쟁에서 나아가 음악ㆍ영상ㆍ게임 등 콘텐츠서비스 경쟁에 나서면서 콘텐츠 빅뱅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삼성출판사 N그룹장은 "이제 콘텐츠 자체가 플랫폼인 시대"라며 "콘텐츠 하나가 잘되면 그것을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이용행태 변화도 IT 업체들이 콘텐츠에 주력하게 하는 요인이다. 글로벌컨설팅 업체 PwC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디지털콘텐츠 소비는 전체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소비시장의 25.9% 수준이었으나 오는 2015년에는 33.9%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IT 업계가 모바일기기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디지털콘텐츠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콘텐츠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플레이어들과 맞서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유를 차별화된 콘텐츠 부족과 함께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부재 등에서 찾고 있다. 조 연구원은 "콘텐츠빅뱅 시대에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 차별화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