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노기공 구조 재료분야에서 획기적인 연구성과를 올린 하창식(가운데) 교수와 연구원들이 환한 표정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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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SCI(국제과학논문색인) 논문 선정 등을 주관하는 미국 톰슨(THOMSON)사에서 하창식 교수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내왔다. 하 교수의 연구 논문이 관련 분야에서 89회나 인용돼 '최다 인용 논문(Highly Cited Article)'로 선정됐다는 것이었다. 하교수가 연구성과를 발표한 2003년으로부터 불과 1년여만의 일이다.
다른 논문들의 평균 인용회수가 3~4회 정도에 불과한 점에 비춰 학계의 대단한 관심이 쏠리고 있고, 연구성과를 폭 넓게 인정 받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세계 과학계는 지금 나노기공 구조재료의 개발과 산업응용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하 교수는 어떤 응용 분야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흥미롭게도 그는 '친환경' 분야에서 자신의 연구 성과를 실용화시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예를 들어 이 기술을 이용하면 유해물질만 선택적으로 빨아들이는 '맞춤형' 흡착제를 제작할 수 있고, 환경보호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나노재료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합니다."
지난 여름 낙동강 수계에서 유해물질인 퍼클로레이트가 검출되면서 인근 구미공단 내 반도체 업체 등이 정수 과정에서 사용하는 활성탄이 말썽을 일으켰다.
오염물질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활성탄에 흡착돼 있던 퍼클로레이트가 수돗물 정수과정에서 용출됐다는 게 정부의 조사 결과였다. 하 교수는 "현재 사용하는 활성탄과 달리 공간을 넓혀 접촉 표면적을 확대할 수 있다"며 "특히 시멘트를 배합하듯 유기물을 넣어 카드뮴 등 중금속과 을 선택적으로 빨아들이는 개량된 활성탄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한 업체가 생산하는 활성탄이 품질력을 인정 받으며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며 "우리가 개발한 방식을 적용할 경우 표면적은 10배로 커지면서 활성탄 자체에서 각종 중금속을 선택적으로 '잡아먹을 수' 있는 우수한 성능의 활성탄이 국내에서 만들어 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간단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획기적인 무엇인가를 할 수 없을지 고민하다 우리 일상에 많이 쓰고 이온 결합이 튼튼한 소금의 장점이 떠올라 이 같은 연구 성과를 이뤘다"며 "활성탄 뿐만 아니라 빔프로젝터 레이저에 개량된 하이브리드 메조포러스를 적용하면 현재보다 밝기가 수 천 배 이상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