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 브랜드 변경을 불허한 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아파트 명칭변경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서울행정법원 3부(안철상 부장판사)는 박모씨 등 서울 동작구 롯데낙천대 아파트 입주자들이 동작구청을 상대로 낸 아파트 명칭변경 거부 처분 취소소송에서 “구청은 롯데캐슬로의 명칭 변경을 허가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반적으로 물건의 이름을 결정하는 것은 소유자의 권리”라며 “아파트 역시 명칭변경을 제한하는 법이 별도로 없고 명칭변경으로 인해 타인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한 명칭변경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명칭변경을 위한 요건으로 ▦주민 4분의3 이상의 동의 ▦건설사의 승락 ▦브랜드명에 부합하는 조경공사 등의 아파트 개선 등을 제시했다.
또 재판부는 가격상승 등의 부작용에 대해 “무분별한 명칭변경은 소비자의 분별력에 의해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아파트 가격 역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못박았다.
지난 2003년 9월 444가구 규모로 준공된 사당롯데낙천대아파트는 지난해 6월 입주민 82%의 동의와 시공사인 롯데건설과 협의를 거쳐 아파트 명칭을 ‘롯데캐슬’로 변경하는 공사를 벌이는 한편 구청에 건물대장의 건물명칭을 변경해달라고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건설교통부의 한 관계자는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명칭변경을 허가하겠지만 건설사의 승낙이나 조경공사 등의 개선 없이 아파트 명칭을 주민 임의대로 바꾸는 것은 여전히 불허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