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타이완 '경제통합' 급류

WTO가입후 장벽철폐 움직임… 직접교역 대비 >>관련기사 지난 78년 중국공산당 제11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계기로 실권을 장악한 중국 근대화의 아버지 덩샤오핑(鄧小平)은 타이완에 대한 무력통일이란 기존 방침을 변경, 경제교류 확대를 통한 점진적 통일을 선언했다. 그후 23년이 흐른 2001년. 중국은 미국에 이어 타이완의 두 번째로 큰 수출대상국으로, 동시에 세번째 교역상대국으로 떠올랐다. 이와 더불어 양자는 지난 11월 세계무역기구(WTO)에 나란히 함께 가입, 교역량이 더욱 늘고 각종 장벽이 철폐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제적인 면에서는 이미 사실상 통일 단계에 들어섰다는 일부로부터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적인 대립은 지속되고 있지만 경제적인 통합은 이미 시대의 대세가 돼버렸다는 얘기다. ◆ 교류 증대로 통일기반 마련 중국은 지난 78년 타이완과 가장 가까이 있는 복건(福建)성에 타이완 기업 투자유치를 위한 경제 특구를 지정한데 이어, 83년에는 타이완 동포의 경제특구 투자에 대해 ▲ 조세완화 ▲ 토지 사용료 감액 ▲ 투자분의 30% 이상 중국 내수허용 등의 우대조치를 실시했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본토 유인책에 힘입어 중국과 타이완 간의 무역액은 지난 79년 7,700만 달러에서 20년이 지난 2000년에는 313억 달러로 무려 400배 이상 증가했다. 이와 함께 지난 79년 이후 현재까지 중국내에 투자된 타이완 기업의 자본총액은 약 6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양안간의 인적 교류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90년 연평균 100만명을 넘어선 중국본토 방문 타이완인수는 지난해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270만명 가량으로 증가했다. ◆ 타이완도 적극적 WTO 가입이후 타이완도 중국 본토에 대한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나섰다. '서두르지 않고, 기다린다(no haste, be patient) '는 기존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합리적으로 관리한다(aggressive opening, effective management)'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한 것이다. 특히 사상 최악의 침체에 빠진 경기 회복을 위해 중국과의 교역확대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타이완 정부는 지난달 말 그 동안 금지해왔던 5,000만 달러 이상의 중국 본토 투자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컴퓨터, 반도체 등 첨단 정보기술(IT) 분야에 대한 투자 제한도 대폭 완화했다. 이와 함께 2,000만 달러 이하의 투자에 대해서는 정부허가 없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타이완 은행의 중국내 영업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중국 본토 진출이 막혔던 TSMC 등 타이완의 대형 반도체 업체들을 비롯한 대다수 업체가 중국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근 타이완의 타이베이 타임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타이완에 추가 투자를 하겠다는 기업보다 중국본토에 투자하겠다는 타이완 기업이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완 정부는 이와 함께 지난 52년간 금지됐던 중국 관광객의 타이완 입국을 허용하는 등 인적교류에 관한 제한도 대폭 완화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타이완 정부의 조치를 양안간의 직접교역을 허용키 위한 사전 작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타이완 정부의 규제로 인해 타이완과 중국 기업은 직접 교역이 아닌 홍콩 등을 통해 수입과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 타이완 정부가 직접 교역을 허용할 경우 타이완 해협에 존재하던 장벽은 거의 제거되면서 실질적인 경제적 통합이 완성되는 셈이다. ◆ 화교경제권 급부상 가능성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중국과 타이완 간의 이 같은 관계개선을 교역 정상화 이상인 경제적 통합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전세계적 화교 네트워크 구축이 가시화된다는 점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중심 국가로 부상하고 중국과 47년 중국공산혁명이후 세계 각지로 흩어진 화교의 구심점인 타이완이 결합할 경우 이는 단지 둘 간의 교역증대 뿐만 아니라 전세계 화교네트워크 구축을 가속화 할 것이란 얘기다. 실제 중국은 타이완과의 경제 교류에 물꼬를 튼 복건성(福建省)의 하문대학(廈門大學)을 중심으로 화교상권 형성에 필요한 각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타이완 정부 역시 중국의 이 같은 전세계 화교네트워크 구축 노력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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