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르 분스트라 필립스 최고경영자(화제의 해외경영인)

◎계열사 정리 등 개혁 타고/주가 반년만에 30% 껑충유럽 최대 전자회사인 필립스의 주주들은 최근 모처럼 들떠있다. 길고긴 겨울잠을 자고 있던 필립스의 주가가 지난해 10월이래 30%나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필립스가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것은 코르 분스트라 회장이 지난해 10월 최고경영자로 취임하면서부터 였다. 가전분야 최고의 기술력이 실제 이익으로 연결되지 못해 애간장을 태워온 주주들에게 훈훈한 봄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필립스의 기술력은 화려하다. 카세트 및 컴팩트 디스크(CD) 그리고 CD­i 등이 모두 필립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그러나 기술개발은 먼저 해놓고 상품화와 마켓팅은 죽을 쑤는 일이 허다했다그 대표적 예가 S램 메모리칩 개발에 10억달러를 투자한후 사업을 포기한 것. 결국 지난해 3억1천3백만달러의 주가손실을 기록하는 참담한 실패를 맛보았다. 절치부심한 필립스는 기술중심에서 마케팅중심으로 선회키로 했다. 이 경영혁신을 주도할 임무를 맡은 전문경영인이 분스트라 회장이다. 그는 필립스 최초의 외부영입 최고경영자라는 점에서 주주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있다. 미대형 식품업체 사라 리에서 20년간 근무, 마케팅의 귀재로 불리는 그는 필립스의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고 있다. 유럽 케이블TV를 포함한 18개의 계열회사를 처분했고 현재 13개사가 매각절차를 밟고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쟁력이 취약한 가전부문과 이동전화부문도 정리, 세계 1등이 아닌 사업은 과감히 포기한 잭 웰치 미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의 선례를 따르라고 권고하고있다. 그는 이에 대해 필립스의 현실에 맞지않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있다. 과감한 계열사정리를 단행하지만 대량감원과 같은 잭 웰치식의 급진적인 개혁은 피하고 있는 분스트라식 경영개혁이 필립스 부활의 계기가 될지 세계전자업계는 주목하고있다.<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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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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