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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00만관객을 돌파한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우리 은하를 넘어 블랙홀에 빨려들어가기도 하고 시공간을 초월한 다차원 세계에 진입하기도 한다. 관객들이 인터스텔라에 열광하는 데는 머지않은 미래에 이 같은 일이 실제 일어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인류의 우주 탐사 도전의 역사는 아직도 달에 묶여 있는 게 현실이다. 미국과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국가들의 경우 달 탐사를 막 시작한 상태.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도 내년부터 달 탐사 프로젝트 가동에 들어간다.
◇42년 전에 멈춰 있는 달 착륙 역사=인류가 지구 밖 천체에 마지막으로 발을 디딘 것은 지난 1972년으로 무려 42년 전의 일이다. 그것도 지구의 위성인 달에서 한 번도 벗어나본 적이 없다.
세계에서 달 탐사를 가장 먼저 시도한 나라는 러시아(구소련)였다. 러시아는 1959년 달 근접비행에 성공한 것부터 같은 해 달 표면 충돌, 1966년 달 표면 연착륙, 궤도선 발사 및 달 표면 촬영, 1970년 흙 샘플 채취 등 달과 관련한 세계 최초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이와 별도로 1957년 세계 최초 인공위성과 1961년 세계 최초 유인우주선을 발사한 것도 러시아였다.
그러나 당시 경쟁관계에 있던 미국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세계 우주정책의 지휘권을 가져왔다. 미국은 아폴로 프로젝트를 통해 1969년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을 시작으로 1972년까지 모두 12명을 달 표면으로 보냈다.
그런 미국도 1972년 이후에는 누구도 달에 보내지 못했다. 유인우주선 발사에 드는 비용은 천문학적인 데 반해 대중의 관심은 점점 사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달 탐사에 대해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상태다. 유인선은 물론 무인선을 보낸 나라조차 손에 꼽힌다.
미국·러시아를 빼고 달에 궤도선을 보낸 국가는 2003년 이후의 유럽·일본·중국·인도뿐이다. 특히 궤도선보다 더 높은 기술을 요하는 착륙선은 지난해 '창어 3호'를 보낸 중국이 유일하다. 달 궤도선·착륙선 성공 횟수도 유럽·일본·중국·인도를 모두 합해 총 7회(궤도선 6회, 착륙선 1회)에 불과하다. 각각 32회, 23회에 달하는 미국과 러시아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류동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기술팀장은 "인터스텔라는 현 우주기술자 입장에서 볼 때 아직까지 불가능한 기술을 많이 적용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인류, 반세기만에 달 착륙 재도전=달 탐사·착륙은 모든 나라의 우주 프로젝트 가운데 첫 단계로 꼽힌다. 달에 본격적으로 인류가 거주하려는 목적보다는 대부분 달의 자원분포현황과 우주의 기원을 밝히려는 연구목적이 강하다.
가장 앞서나가는 것은 역시 미국이다. 미국은 '오라이언' 우주선을 개발해 오는 2020년까지 유인 달 탐사를 진행하고 2025년에 달 유인 기지까지 건설하려 한다. 프로젝트 성공시 인류는 1972년 아폴로 시리즈가 끝난 후 48년, 즉 반세기 만에 달에 재방문하게 된다.
미국인이 아닌 최초의 달 착륙 인간은 중국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항우연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에 유인 우주실험실 운영을, 2025년에 유인 달 탐사선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2016년 최초의 착륙선인 가구야 2호를 발사하고 2025년 이후 유인 달 착륙을 시도할 계획이다. 1974년을 마지막으로 달 탐사를 중단한 러시아를 비롯해 유럽·독일·인도 등도 추가 달 탐사선을 쏘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발사체를 보유한 나라를 제외하고 그나마 달 탐사 프로젝트를 현실성 있게 추진하는 나라는 의외로 한국뿐이다. 현 프로젝트의 1단계만 성공해도 우리는 달에 무언가를 쏘아 올린 세계 7번째 나라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