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리 논쟁

근래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말을 줄곧 공표해 오고 있다. "부동산시장만 보면 당장 금리를 올려 지나치게 풀려 있는 돈을 흡수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한다. 지난 17일에는 12개 시중·국책은행장 모임을 주재하며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은행장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한국은행이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3일에 있었던 한국은행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금리를 올리는 것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말을 했다. "금리가 싸다 보니 가계대출이 계속 불어나고 있다"고 하며 "지금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발언들로 보면 금리는 벌써 올랐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올려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될 뿐, 아직까지 인상이 되지 않았다. 왜 안 되는가. 박 총재의 발언은 금리인상의 애드벌룬인가. 뜸들이는 수순밟기인가. 인상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 해서 충격을 줄이자는 배려인가. 컨센서스를 이루려는 설득작업의 하나인가. 또는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에 뜻대로 안 된다는 현실을 미리 밝히는 면피의 성격일까. "국제경제의 불안지속, 불투명한 이라크사태 전망, 국내 증권시장의 어려움, 태풍·홍수의 피해 등등의 금리인상 동결요인이 있어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가만히 기다리면 될 텐데 금리를 올려야만 한다는 센시티브한 발언이 왜 자꾸 나오는가. 금리인상은 굽힐 수 없는 박 총재의 소신인가.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올 만하다. 그러는 사이에 여기저기에서 반대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전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말을 했다. 뒤따라 재경부의 실무진에서 경기침체를 우려하여 금리인상 시기상조론과 별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IMF에서 대외적인 불확실성을 들어 한국의 경우 금리인상이 필요치 않을 수도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때마침 경제5단체장들이 일제히 금리인상을 반대하는 말을 했다. 김정태 국민은행장도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처가 나서야 금리를 올릴 수 있는데 지금은 돈을 쓰겠다는 사람이 없으니 오히려 금리를 내려야 할 형편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은 실현될 수 있을까.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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