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사상최대 실적 상장사들 '통 큰 현금배당'

12월법인 118곳 중 52곳 "전년보다 확대"… 현대重·기아차 2배나


지난해 7월16일 현대중공업 주식 70주를 사들인 A씨는 요즘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 동안 주가가 2배 가까이 올라 1,600만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챙긴 데 이어 현금 배당액도 두 배로 뛰면서 50만원 가까운 과외소득까지 챙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A씨는 "배당으로 받는 돈이 많지는 않지만 기분만은 최고"라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난해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이'통큰 현금배당'에 나섰다. 특히 현금 보유액이 급증하면서 현대중공업ㆍ기아차 등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한 대기업들은 1년 전 보다 무려 2배나 많은 배당금을 책정해 투자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일까지 현금배당을 공시한 유가증권시장의 12월 결산법인 118곳 가운데 전년보다 배당액을 늘리겠다고 밝힌 곳은 52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배당을 결정한 기업 5곳중 2곳이 배당액을 확대하는 셈이다. 특히 대기업들의 현금배당 확대는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난해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주당 3,500원씩 배당금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두 배 늘어난 7,000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따라 총 배당액도 2,121억원에서 4,290억원으로 증가했다. 기아차도 주당 현금배당액을 250원에서 100% 증가한 500원으로 확대했고, 신세계와 SKC&C 역시 주주들에게 2배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외에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대한항공, 한진 등 한진계열사들도 역시 현금배당 대열에 동참했다. 반면 현금배당 규모를 줄이겠다고 한 곳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15개사에 그쳤다. 이처럼 현금배당 규모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경기 회복으로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2조원이나 증가한 22조원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고의 실적을 거뒀고, 기아차와 신세계, SK C&C 등도 어느 때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대형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 규모가 사상최대인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마다 배당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에도 호실적이 예상돼 배당 금액 역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09년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 총액은 10조7,000억원에 달했다. 한국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현재 국내 상장사들의 현금 유보율은 2009년말 689%에서 지난해 9월말 현재 721%로 32% 포인트나 훌쩍 뛰었다. 현금유보율이 700%를 넘는다는 것은 잉여금이 자본금의 7배를 넘는다는 의미로 그만큼 기업들의 현금 동원력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리먼사태 이후 2년간 투자 규모가 줄어든 데다 지난해 이익 규모가 급증하면서 기업들마다 현금이 넘쳐나고 있다"며 "배당액이 늘어난 것도 이러한 과다한 현금을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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