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바닥 다진 환율 "1천원도 넘볼까"

이달들어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따라 8년3개월만에 최저 수준이었던 지난달 1일의 950원대를 바닥으로 해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연초 수준인 네자리로 복귀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으나 일시적 수급 변화에 따른 반짝 상승일 뿐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환율 사흘째 상승세..멀어지는 바닥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78.00원까지 상승하며 3주만에 최고수준이었던 전날의 974.80원에서 추가 상승했다. 환율은 지난 2일 969.10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며 970원대에 안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말 1천50원선에서 지난달초 957원선까지 석달 이상 이어지던 하락세는 멈춘 양상이다. 마감가 기준으로는 한달 내내 960~970원 범위를 유지하며 지난달 1일 종가 961원을 저점으로 해 바닥을 다지는 분위기다. ◇확연한 수급 변화..환율상승 전망 잇따라 환율이 오름세를 이어가는 것은 시장내 달러 수급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1~2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10억3천800만달러에 그치며 작년 동기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달러 공급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초 8년2개월만에 최고치인 100엔당 800원선까지 떨어졌던 원.엔 환율이지난달 말 830원대로 상승한 점에서 원화의 독자적인 약세를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이달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배당금 송금이 시작된 데다 엔.달러환율도 상승세로 돌아서며 원.달러 상승세를 강화시키고 있다. 환율이 대내외 여건 변화로 이달부터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선물 정성윤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위안화 관련 불확실성을 제외하면원.달러 환율의 하방경직 요인이 우세하다"며 "2월중 바닥을 다진 환율이 3월 이후본격 반등세로 전환하며 995원대 상승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이달 995원선 상승 가능성을 점쳤고 산업은행 산하 산은경제연구소도 이달 평균 환율이 지난달보다 10원 상승한 980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 "1천원대 복귀 가능" vs "장기 하락세 불변" 그러나 외환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환율 추세에 대한 이견은 여전하다. 일부에서는 두달간 5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는 주식배당금 수요를 바탕으로 1천원대를 넘볼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국제수지에 뚜렷한 변화가 생기면 환율 상승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KB선물 오정석 투자전략 팀장은 "4월까지는 1천원대 복귀가 어렵겠지만 증시가부진을 이어가며 외국인 주식매도가 늘어날 경우 상반기 이후에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내수 회복세가 견조해지면서 수입이 늘어나면 무역수지와 경상수지도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재정경제부 권태균 국제금융국장도 이달초 달러 유입을 억제하고 유출을 촉진하기 위한 `외환거래 규제완화 방안`을 내놓은 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며 외환시장 수급의 대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일시적인 수급 변화에 현혹돼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장기적 달러약세 추세를 무시하다가는 최고의 매도 기회를 놓치고 뒤늦게 후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씨티은행 오석태 경제분석팀장은 "1월 경상수지 계절조정치의 적자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수년간 소폭의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며 원.달러 환율을 하락시킬것"이라며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약세 기조가 재현되면 원.달러가 900원을 향한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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