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대규모 유휴 민간부지의 용도변경을 통한 개발사업이 추진 3년 만에 첫 결실을 거뒀다.
서울시는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를 통해 추진해온 강동구 고덕동 옛 서울승합차고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안이 지난 24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심의 통과는 시가 2009년 도심 민간 유휴부지 활용을 위해 도입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를 도입한 지 3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사전협상제도는 1만㎡ 이상 대규모 민간부지를 대상으로 시와 사업시행자가 사전 협상을 통해 개발계획을 마련하고 개발이익 일부를 기부채납 등의 형태로 공공에 환원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이번에 심의를 통과한 강동승합차고지를 비롯해 현대자동차의 성수동 부지, 롯데칠성 서초동 부지 등 30여곳이 사업을 신청했으며 시는 이중 16곳을 대상지로 선정했었다.
하지만 이후 법률근거 부족과 막대한 개발이익에 따른 특혜시비 등이 제기되면서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으며 지난해 10월 박원순 시장 취임 후 공공기여 방안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제도 보완을 추진해왔다.
서울승합차고지는 강동구 고덕동 210-1 일대 1만5,900㎡ 규모의 부지로 지하철5호선 상일동역 바로 앞의 역세권에 자리잡고 있다. 당초 버스차고지로 사용하다 2002년 차고지 이전 후 용도변경이 이뤄지지 않아 10년간 개발이 이뤄지지 못한 채 방치돼왔다.
이번 계획으로 이 부지에는 지하 5층~지상35층, 연면적 12만9,692㎡의 복합건물 3개동이 지어진다. 여기에는 공동주택 494가구(장기전세 94가구), 오피스텔 100실을 비롯해 업무ㆍ판매ㆍ문화체육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1만1,400㎡는 청년창업센터, 6,370㎡는 문화체육시설로 지어 공공에 기부채납하게 된다. 부지 전체 면적의 43%로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약 496억원 규모다.
시는 이번 서울승합차고지 개발을 계기로 다른 대규모 부지 개발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시와 사업자 간 협의가 진행 중인 곳은 홍대역사, 용산 관광버스터미널, 뚝섬 삼표레미콘부지, 성북역사 4곳이다. 이중 홍대역사와 용산 관광버스터미널은 연내 협의를 완료하고 행정절차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유휴부지 활용은 물론 개발 대상지 주변 지역의 도시문제 해소를 위한 수단으로 사전협상제도를 더욱 발전시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