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년 경기전망 ‘잿빛일색’/한은,기업경기 실사지수 발표

◎BSI지수 중기 65, 대기업 78/수출보다 내수업종 더 위축/채산-투자-생산등 동반추락 IMF태풍속 극도침체 암시국제통화기금(IMF) 경제시대를 맞이하는 기업들에서 희망을 찾아볼 수 없다. 당장 내년 1·4분기 경기에 대한 전망은 잿빛 일색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기업들의 의욕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져있다. 제조업의 내년 1·4분기 업황전망 BSI는 68에 불과하다. BSI가 1백이면 경기가 좋다고 보는 기업과 나쁘다고 보는 기업이 균형을 이루는 것. 68은 압도적 다수가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번 조사가 IMF 긴급지원 자금이 결정되기 전인 지난달 18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됐다는 점. 1·4분기 경기전망을 지금 실시한다면 결과는 더욱 비참했을 게 분명하다. 실제 기업들이 IMF의 태풍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건 이달 들어서였기 때문이다. 1·4분기 BSI결과는 채산성 악화, 투자심리 냉각, 매출부진, 고용과잉과 그에 따른 인력감축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업황전망 BSI는 제조업이 68, 비제조업이 60을 각각 나타냈다. 체감경기가 얼마나 얼어붙어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자동차(49), 기계장비(59), 전기기계(59) 등 수출주력품목이 극도로 부진한 모습이다. 또 비제조업 가운데는 운수창고(47), 도소매(55), 건설(63) 등의 경기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이 78인반면 중소기업은 65에 머물러 경기침체가 중소기업에 상대적으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출증가율전망 BSI는 87에 그쳤다. 특히 수출이 95, 내수가 82로 나타나 수출보다 내수부문의 위축이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됐디. 그나마 석유정제(1백20), 조선·운수(1백15), 가죽·신발(1백13) 등 일부업종의 수출은 호조를 보일 전망. 설비투자도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의 설비투자실행 BSI가 72에 불과하고 특히 자동차의 경우 49에 머물렀다. 업종을 가리지않고 신규투자를 기피하는 모습이다. 이번 BSI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고용부문에서 찾을 수 있다. 고용부문의 경우 BSI지수가 높을수록 기업들이 인력과잉을 예상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제조업전체의 고용부문BSI는 95로 나타나 인력이 약간 모자란다는 응답이었지만 이를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눌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중소기업의 고용BSI가 93에 머문 반면 대기업은 1백4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은 아직도 인력감축의 여지가 많다고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정리해고제 도입 등 가뜩이나 불안해진 노동환경을 감안할 때 우려스런 대목이다. 업종별로는 사무기기 1백14, 자동차 1백8을 나타내 상대적으로 강도높은 고용감축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업황이 나빠진 만큼 채산성전망도 어둡다. 제조업의 채산성BSI는 63에 그쳐 장사를 할수록 수지가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채산성 전망은 업종이나 기업규모를 가리지않고 어둡기만하다. 제품판매가격 BSI는 IMF시대의 물가불안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 업황이나 채산성, 투자의욕이 모두 극도의 침체를 암시하는 반면 제품판매가격의 BSI는 99로 비교적 높았다. 경기가 나쁘더라도 제품판매가격은 내릴 수 없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환율급등으로 수입원가가 오르고 있는 목재나무(1백34), 석유정제(1백22), 펄프종이(1백12) 등의 판매가격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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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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