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꿈은 과연 이루어질까.’ 지난해 한국 피겨 100년 역사를 새로 쓰며 전세계 ‘피겨요정’으로 등극한 김연아 선수는 돼지꿈 덕을 톡톡히 봤다. 박분선 코치가 김 선수의 경기 전날 돼지꿈을 꾼 것. 박 코치는 당시 “돼지꿈은 원래 태몽인데 금메달을 따려고 그런 꿈을 꾼 것 같다”고 말했다. 과연 돼지꿈은 실제로 효력이 있는 것일까. 학계에서는 꿈과 현실의 상관관계에 대해 아직 논란이 뜨겁다. 하지만 적잖은 사람들이 돼지꿈을 꾸고 나면 돈벼락을 맞는 희망을 품곤 한다. 2007년 돼지해를 맞아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꿈 해몽’ 전문가들을 만나 돼지꿈의 실체를 해부해봤다. ◇꿈은 일곱번째 감(感)=홍순래 박사는 꿈은 육감에 이어 7감이라고 말했다. 홍 박사는 “인간에게는 오감과 마음으로 느끼는 육감이 있고 뇌로 느끼는 일곱번째 감이 또 있다”며 “꿈은 인간만이 발휘할 수 있는 고차원의 정신능력”이라고 주장했다. 태몽, 복권당첨, 국가적 변란 등에 앞서 보였던 수많은 꿈의 예지가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 실제 지난 2004년 국민은행 복권사업팀이 로또 1등 당첨자 250명을 분석한 결과 전체 당첨자의 44%가 복권당첨에 관한 꿈을 꿨고 그 중 돼지 등 동물 꿈을 꾼 사람이 17.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화정 원장도 “꿈은 현실과 미래가 만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돼지꿈은 무조건 길몽(吉夢)(?)=어젯밤 꿈에서 돼지고기를 씹어먹는 꿈을 꿨다면 지금 당장 복권을 사러 가야 할까. 아니다. 유 원장은 “돼지꿈에도 길몽과 흉몽이 있다”고 말했다. 유 원장에 따르면 돼지를 잡거나 돼지가 번식하고 교미하는 꿈은 길몽이지만 돼지가 도망치거나 죽은 돼지를 안고 들어오는 꿈, 돼지고기를 씹어먹는 꿈 등은 흉몽이라는 것이다. 홍 박사도 “돼지꿈을 꿨다고 해서 반드시 재물이나 이권을 얻지는 않는다”며 “꿈속에 나타난 돼지의 숫자, 색깔, 꿈의 생생함 여부에 따라 현실에서 각기 다르게 실현된다”고 말했다. ◇돼지꿈에 대한 집착은 금물=명심보감에 ‘뜻밖의 재물은 재앙이다’라는 말이 있다. 홍 박사는 “돼지꿈을 꾼 사람들이 무리하게 빚을 내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례가 있다”며 “일확천금에 대한 헛된 욕망은 오히려 재앙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홍 박사는 또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이 배우자를 바꾼 일이라는 통계가 있다”며 “재물과 행복은 결코 비례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유 원장도 “현실의 자극이나 괴로움 등으로 나타나는 어설픈 돼지꿈은 숙면을 방해하는 잡꿈일 뿐”이라며 “건강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도전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돼지꿈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돼지꿈만을 꿈꾸기보다는 돼지꿈을 잊어버리고 현실에 충실할 때 돼지꿈 같은 현실이 이루어진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