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지역경제에 구제역 먹구름

경북·경기북부·강원까지 확산<br>해맞이·산천어 축제등 취소<br>하회마을엔 관광객 발길 '뚝'<br>관광·외식업 종사자들 한숨만


구제역이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경북 동해안 지역의 해맞이 행사가 잇달아 취소되고 구제역이 발생한 지방자치단체에 방문객의 발길이 끊기는 등 지역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지난 11월29일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다.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경북 지방 곳곳에 검역 초소가 설치되는 등 썰렁한 분위기가 악영향을 미쳤다. 하회마을에서 장터국밥집을 운영하는 가게 주인은 "안동에 왔다 혹시 자동차나 신발에 구제역을 묻혀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인지 관광객이 뜸하다"며 "얼마 지나지 않아 설인데 매출이 떨어져 큰일"이라고 말했다. 경주 양동마을도 마찬가지다. 올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 마을은 가을철 주말에 1만명 이상이 찾았으나 구제역 발생 이후 주말 관광객이 2,000여명으로 뚝 떨어져 울상을 짓고 있다. 경북 포항시는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한민족해맞이축제를 취소했고 영덕군도 제야의 종 타종 및 해맞이축제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북 동해안 지역 대형 모텔이나 펜션의 경우 대규모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포항 해맞이축제가 열리는 호미곶은 해마다 새해에 전국에서 20만명의 인파가 몰렸던 만큼 숙박업계와 식당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미곶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단체 여행객들의 예약 취소로 이번 연말연시는 쓸쓸하게 보내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토해냈다. 영덕 해상공원 인근의 한 횟집 주인은 "제야의 타종과 해맞이행사가 열리지 않으면 예년의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북부에서 겨울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포천과 가평군도 축산농가가 직접적인 피해는 봄은 물론 겨울 한철 대목인 축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포천동장군축제 조직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축제 때도 구제역 확산으로 조심스럽게 축제를 치렀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구제역이 강원도로 확산되면서 강원도 지자체도 비상이 걸렸다. 22일 구제역 발생이 확정된 화천군 산천어축제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축제 개최 여부를 둘러싸고 군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산천어축제가 취소되면 그동안 축제를 준비해온 지역민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대관령의 양떼목장도 구제역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20만4,600㎡의 농장에 300여 마리의 양을 키우며 먹어주기 등의 체험행사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앙떼목장은 7일부터 구제역 감염을 막기 위해 농장을 폐쇄했다. 이 농장은 21일 평창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농장 폐쇄 기간을 내년 1월5일까지 연장해야 한다. 그때 구제역이 더 확산되면 농장 폐쇄 기간은 늘어난다. 이 농장의 한 직원은 "양떼목장은 동해안 일출 관광의 마지막 코스로 1월 중 특수를 누려왔는데 문을 닫게 돼 피해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양떼농장 주변에 산재해 있는 200여곳의 펜션도 구제역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객실 12개를 갖춘 한 펜션 주인은 "스키장 개장으로 그나마 손님을 유지하고 있다"며 "구제역이 봄까지 이어지면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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