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CK0·CLO숫자 줄여他분야맡아 살길찾기 나서
지난 90년대 후반 각광을 받았던 '지식경영(Knowledge Manegement)'이 점차 빛을 잃어가면서 한때 잘 나가던 최고지식담당자(CKO) 또는 최고훈련담당자(CLO) 등 지식관리 담당 임원들에게도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지식경영이라는 '포장'을 살짝 바꾸거나 새 경영 조류에 맞는 업무로 영역을 확대하는 등 살 길 모색에 적극 나서고 있다.
8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지식경영이 미 재계에서 한창 조명을 받던 90년대 말 포천 500대 기업 가운데 25% 이상이 CKO직을 도입했지만 현재는 전체의 20%에도 못 미친다. 증시 침체와 IT 거품 붕괴로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맸기 때문.
커터 컨소시엄의 컨설턴트 스티브 앤드리올는 "CKO는 비타민제와 같다"며 "침체기에 팔리는 것은 비타민제가 아닌 진통제"라고 비유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럴듯하게 겉 모습을 바꿔 명맥을 유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경우는 BT의 전 CKO 마크 오크랜드. 그는 지금도 지식경영의 틀을 유지하면서 직원들의 신기술 교육을 주력 업무로 맡고 있지만 "지금 하는 일을 지식경영이라고 부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유럽 제약업체인 아벤티스에서 지식관리를 총괄한 데이빗 유뱅크는 업계의 합병 바람을 타고 업무 범위를 확대, 지식관리와 함께 제휴관리의 이중 역할을 맡아 자리보존에 성공했다.
물론 월풀 등 일부 기업에서는 지식관리가 가져 온 경영 성과를 인정하고 이를 확산시키는 경우도 있다. 미디어테크 퍼블리싱의 편집자 노먼 캐미코우는 "CKO라는 직함이 아니더라도 그 역할의 필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며 "누군가는 기업의 인력과 기술을 수준 높게 유지하는 업무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