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1월 22] 농산물 수출, 기본부터 차근차근

미국 현지인에게 한국 신고배는 아직도 낯선 과일이다. 미국인에게 신고배를 선물해보면 배의 외형만을 보고는 아직 어떤 과일인지 선뜻 구분하지 못한다. 다만 껍질에 티 하나 없이 깨끗하고 매끈한 황금색으로 빛나는 큰 과일을 신기하게 생각한다. 물론 아삭하고 단물이 가득한 신고배 특유의 풍미는 단숨에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 잡는다. 미국인들이 많이 소비하는 서양배는 Bartlett, Bosc배라 하여 주로 샐러드용, 캔 제품으로 많이 사용되고 신맛이 강하다. 필자는 한국 신고배를 Korean Pear로 알려주기 보다는 'Sing GO'(신고배의 별도 브랜드명)라는 새로운 형태의 과일로 소개해준다. 기존 미국배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과일로 포지셔닝 하기를 바라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배가 미국에 수출되기까지 그동안 미국 농무부의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했고 현지 수입업체ㆍaT센터ㆍ농협 등 생산자 단체들의 꾸준한 현지 마케팅 노력이 있어 왔다. 이에 따라 지난 1990년 700톤을 시작으로 2009년도에는 1만1,000톤을 수출해 한국 과일로는 미국에 연간 2,500만불 이상 수출하는 제1위 수출 품목으로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미국의 3억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기본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야 한다. 깎아먹는 습관이 없는 미국인에게는 작으면서 껍질이 엷은 과일이 제격이다. 장기적으로 미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품종개발도 시급하다. 또한 일관성 있고 계획적인 프로모션이 필요하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 aT센터와 생산자 단체인 농협이 공동으로 개최한 신고배 리셉션, 라디오 홍보, 시식회 등은 비용 절약면이나 효과에도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미국인에게 친숙해질 수 있는 브랜드 개발도 과제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뉴질랜드의 대표 키위는 Zespri다. 한국 신고배도 단일 브랜드화해 분산된 한국 신고배의 브랜드 파워를 조속히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한국의 배가 미국 내 전국 브랜드로 자리잡아 제2의 성장기를 맞이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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