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신년특별기고] 2008년 세계경제의 화두

2008년 세계경제의 화두는 경제성장 둔화와 인플레, 그리고 신용위험으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2008년 세계경제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영향으로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고 있다. 미국경제는 올 3ㆍ4분기 4.9%의 높은 실질성장률을 기록했지만 4ㆍ4분기에는 1% 미만의 낮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2008년에도 주택시장 침체와 고유가 영향 등으로 2% 이하의 낮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EU권도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U위원회는 유로권의 2008년도 경제성장률을 2.2%로 하향 조정했다. 또 일본은행은 최근 콜금리를 동결하면서 일본경제도 주택투자 감소와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며 경기전망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물가불안 속에서 일본경제의 성장세는 완만하지만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03년부터 세계경제 성장의 추진력 역할을 해온 중국경제도 2008년에는 한풀 꺾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중국정부의 금리인상도 계속되고 있다. 또 2008년 베이징올림픽 관련 건설 특수가 사실상 올해로 마무리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베이징올림픽이 끝나면 중국경제는 1~2%가량 감속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 역시 지난 2003년 이후의 성장은 대부분 중국경제 급성장에 따른 효과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특수효과가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다. 인플레 압력과 위안화 평가절상이 지속됨에 따라 중국경제의 노동집약적 양산 시스템은 빠르게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경제도 노동집약적 양산 시스템을 포기하고 자본집약적인 양산 시스템으로 이행해가지 않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그에 따라 한중 간 교역관계도 수직적 분업관계에서 점차 수평적 경쟁관계로 바뀌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자동차ㆍ조선ㆍ철강ㆍ화학 등 중후장대한 자본집약적 산업에서는 이런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짧게는 2~3년 길게는 4.5년 내에 이런 변화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에 이들 산업 분야에서 일본경제가 한국경제의 추격에 직면했던 것과 똑같은 상황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원유와 원자재 및 곡물 등 1차산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1차산품 가격 급등으로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주요국에서 인플레 압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2004년부터 중국의 고성장이 본격화됨에 따라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유가도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등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면 물가안정을 위해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2008년에는 인플레 가시화에 따른 금리인상 내지는 고금리 시기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은 차입에 의한 투기에 금리부담 압박을 가할 것이다. 부동산 등 자산 투기가 심한 국가일수록 고금리로 인한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과 유로경제권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신용경색이 심화되고 있다.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꺼려 시장금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역시 계속적으로 금리인상을 해오고 있으며 한국도 마찬가지다. 특히 한국은 이미 은행권의 부동산 과다대출로 인해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해 시장금리가 치솟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과다차입에 빠진 가계의 신용위험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를 우려한 외국인의 증시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새 정권이 섣불리 개발사업 위주의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인플레 급등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정권교체로 시장에는 눈 먼 투기적 기대심리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언제 신용위험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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