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0한국산업 자동차·철강]자동차업계 "수출로 위기 탈출하라"

[2000한국산업 자동차·철강]자동차업계 "수출로 위기 탈출하라" 자동차 내수 판매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내년 전망도 불투명하다. 업계는 내년에도 경제성장 저하와 소비부진 심화, 고유가 지속, LPG값 인상, 외제차의 시장잠식, 리콜확대 등 부담 요인이 산적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업계는 해외시장 마케팅을 강화하고 신모델을 투입해 브랜드이미지를 높여 수출을 크게 늘린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외제차와 품질경쟁력은 갖췄다고 보고 저가 이미지를 떨쳐 한 차원 높은 브랜드이미지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수침체 심각, 수출환경도 만만치 않아= 내수시장은 11월에 중형차부문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른 기아의 옵티마 조차 지난 9월부터 내수 감소폭이 20~30%대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기아차는 올해 내수목표를 당초 45만대에서 40만대로 줄여 잡고 있다. 현대차도 지난 11월 내수판매가 소비심리 위축과 계절적 비수기 등이 겹쳐 승용차 판매가 지난 10월보다 24.5%나 감소했다. 지난달 부도 이후 최근 법정관리 판정을 받고 회생을 모색하는 대우차는 더욱 내수판매가 위축된 상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외국기업으로 탈바꿈한 이후 SM5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수출시장도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최근 환율인상의 지속이 수출확대에 도움(환율 1% 상승시 0.88%가량 수출증대 효과)이 되고 있으나 미국경기 하강추세와 유럽 유로화 약세 지속으로 좋지 않다는 것이 공통적인 지적이다. 최근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포드 등은 북미지역의 일부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자동차공업협회는 1.2%, 현대차 부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6.6% 수출확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업계 대책은=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의 세분화된 취향에 맞추기 위해 기존 차량의 후속모델을 다양하게 내놓고, 주 소비층 별로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타깃마케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세분화된 후속모델을 내놓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플랫폼(엔진과 트랜스미션 등 뼈대)활용을 높이기로 했다. 내년에 내놓을 스포츠카인 GK는 티뷰론, 소형 미니밴은 아반떼XD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식이다. 또 사이버마케팅 강화와 영화와 드라마를 활용하는 PPL 광고확대 등으로 고객에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최근 디젤엔진 싼타페와 트라제XG를 내놓아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차는 기존 디젤엔진의 단점인 소음과 진동문제를 개선한데다 연비가 좋은 점이 특징이다. 기아차는 경기침체와 고유가 지속 등을 감안해 리오, 스펙트라, 비스토 등 소형차와 경차에 대한 판촉을 강화하고, 중형차는 인기차종인 옵티마를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침체된 내수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차별화된 마케팅전략을 세워 내년 승용차 판매를 올해와 비슷한 40만대, 시장 점유율은 30% 이상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옵티마를 내놓을 때 금강산호에서 신차 발표회를 갖고, 가장 적은 기름으로 일정 구간을 달리는 '연비왕 선발대회'를 실시해 주목을 끌었었다. 대우차는 GM과의 매각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단 수익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판매량은 올해보다 15% 줄어든 73만대(완성차 56만대, 조립생산 17만대)를 목표하고 있다. 대우차 관계자는 "최근 법정관리 돌입을 계기로 판매조직을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판매망을 확충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수출만이 살길이다= 자동차공업협회는 내년에 자동차 생산량 가운데 수출비중이 55.1%에 달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해외시장의 비중이 내수시장 보다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ㆍ기아차 등 업계는 해외시장에서의 저가 이미지 탈피와 지속적인 신 차종 투입, 해외시장 다각화 등으로 공격적인 수출드라이브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력시장인 미국에서 품질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10년 10만마일 무상보증 마케팅이 주효하고 있어 한국차의 멍에인 중저가 이미지를 탈피해 고부가가치를 올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함께 수출차종도 기존 액센트 아반떼 베르나 등 소형차를 주력으로 하고 쏘나타 등이 가세하는 형국에서 아반떼XD, 그랜저XG, 싼타페 등 레저용차와 중대형차의 비중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레저용차는 올 연말까지 북미에서 2만7,000여대를 판매하고, 2002년에는 4만5,000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로화 약세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유럽시장에선 소비자들의 디젤차 선호가 높은 점을 감안해 싼타페ㆍ트라제XGㆍ아반떼XD 디젤차를 본격적으로 내보내기로 했다. 아울러 2005년 이후 수요가 연간 1,000만대 이상 급팽창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시장을 겨냥해 이달부터 중국총괄본부를 운영해 현재 5만대 수준인 중국 합작공장의 생산을 앞으로 2~3년내에 3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인도에서 경차와 소형차부문에서 각각 시장점유율 1위인 아토스(수출명 상트로)와 액센트의 시장다각화도 추진한다. 기아차는 주요 시장인 미국의 딜러망을 대폭 확대하고, 유로화 약세등 환율변동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기존 스포티지, 세피아 위주에서 옵티마, 스펙트라, 카니발2 등을 본격 투입해 수출을 올해 60만대(추정치)에서 65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기아차관계자는 "밀어내기 수출을 지양하고 물량과 수익을 조화해 수익성을 높이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7월부터 미국에서 실시중인 10년 10만마일 무상보증을 무기로 지난달 대대적인 미국시장 공략을 선언하며 '전미 딜러대회'를 열고 내년까지 미국 대리점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차종별로는 올해 수출된 리오가 지난 10월까지 총 5만4187대를 내보내는 등 수출전략상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옵티마도 전망이 좋아 미국(Optima)과 유럽ㆍ캐나다(Magentis) 등으로부터 주문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차는 마티즈 라노스 레노스 등이 유럽과 이집트 인도 등지에서 호조를 보이고 올들어 미국시장에서도 본격 어필하는 상황에서 부도가 나자 크게 위축된 상태다. 특히 대우차 매각협상 대상자인 GM이 해외조립공장에 대해 매입의사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져 대우차의 수출이 일대 기로에 서게 됐다. 그동안 고객을 직접 방문해 애프터서비스(인도)를 해주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해브랜드 이미지를 쌓아왔으나 자칫하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빠른 시간안에 매각협상을 마무리 짓고 재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입력시간 2000/12/04 20:3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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