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증권사 일 증시 ‘점령’/규제완화로 급성장

◎8월 이어 지난달도 점유율 「일빅4」 추월금융빅뱅(개혁)이 진행중인 일본에서 외국계 증권사들이 시장기반을 급속히 잠식, 일본 증권업계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특히 시장 점유율 역전이 최근의 금융스캔들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일본증시의 규제 완화에 따른 구조적인 시장 재편으로 분석돼 일본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8월 처음으로 일본 빅4(노무라, 다이와, 닛코, 야마이치)의 시장 점유율을 추월했던 외국 증권사들은 지난달에도 전체 거래량의 3분의1을 차지하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에반해 빅4는 총거래량의 4분의1을 가져가는데 만족해야 했다. 전통적으로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과거와는 상황이 완전히 역전된 셈이다. 모건 스탠리는 지난달 점유율 6.9%로 1월의 6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으며 메릴린치가 6위(4.8%)에 랭크된 것을 비롯해 골드만 삭스, 살로먼 브라더스는 각각 2.8%, 2.3%까지 높아져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이들 외국계 증권사들의 점유율은 지난해만해도 19%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33%를 기록, 1년새 거의 두배정도 높아졌다. 외국사들의 괄목한만한 성장은 무엇보다 일본 증시의 규제가 점차 풀려가면서 그만큼 활동무대가 넓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빅4가 모두 연루된 금융스캔들은 신뢰도 실추를 초래, 고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다이와증권의 하라 요시나리 회장은 『외국사들은 규제 완화덕택에 이미 일본시장에서 좋은 영업기반을 갖추게 됐으며 금융스캔들은 이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사실 외국사들은 스캔들 이전인 올초부터 연구인력 확충, 서비스 개선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 1월 16%에 머물렀던 외국사들의 점유율은 이미 지난 1월 24%까지 높아져 돌풍을 예고했었다. 규제완화이후 일본증시의 투자패턴 변화로 외국업체들이 상대적인 혜택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인간적인 유대관계보다 연구능력이나 거래수완, 시장경제에 대한 지식, 수익률 등이 각광받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안방시장을 남에게 넘겨준 일본의 증권사들도 이제 고객들에게 보다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를 맞고있는 셈이다.<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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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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