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11월. '작지만 알찬' 영화제가 잇달아 열려 영화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국제 단편영화제에서 비주류 독립영화제가 개최돼 쉽게 접할 수 없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특히 전세계 신진 단편영화 감독들이 한국 관객과 만나 영화에 대한 그들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자리도 마련돼 주목된다. ◇거장들과 함께 하는 자리, 아시아나 단편영화제 = 제5회 아시아나 국제 단편영화제가 1일부터 6일까지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는 72개국에서 1,381편이 출품됐으며 동유럽과 중남미 국가의 작품들도 다수 선보일 전망이다. 국제경쟁부문에는 30개국 57편의 신작 단편 영화들이 8개 섹션으로 상영되고 이들 중 7개 작품에 총 3,5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비경쟁부문인 특별 프로그램은 5개 파트로 구성돼 관객과 만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감독열전, 시네마 올드 앤 뉴'부문. 관객들은 프루트 첸ㆍ다르덴 형제ㆍ월터 살레스 등 거장 감독들의 단편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메이드 인 홍콩'으로 국내 알려진 프루트 첸 감독은 신작단편 '시안이야기'(2006)를 선보이며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로 주목 받은 브라질 감독 월터 살레스는 단편 '소코로 노브레의 편지'(1995)로 한국을 찾는다. 해외 거장 감독과 영화계 인사를 만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영화제 측은 오는 3일 오후 8시30분 시네큐브 2관에서 덴마크 출신의 안더스 토마스 옌센 감독을 초청, 초기 단편영화 3편을 상영하고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 미국 아카데미협회 집행위원이자 단편영화 운영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존 블룸도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방한했다. 블룸 위원은 영화제 기간 동안 국내 영화인과 관객을 만나 단편 영화의 저변 확대를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비주류의 힘, 서울독립영화제 = 올해로 33회째를 맞는 서울독립영화제는 오는 22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영화제 슬로건인 '다른 영화는 가능하다'가 말해주듯 서울독립영화제는 주류에서 벗어난 영화들이 필름으로 상영되는 축제의 자리. 국내외 105편의 단편, 장편 영화들이 상영되며 본선경쟁 작품은 모두 51편이 출품됐다. 영화제 측은 대상 등 모두 8편의 작품에 총 5,100만원의 상금을 내걸었다. 이번 영화제의 하일라이트는 타이의 대표 감독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작품 8편. 특히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던 '열대병'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류승완 등 국내 감독들의 독립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다. '피도 눈물도 없이' '짝패'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현대인'(1999)이 회고전에 상영된다. '현대인'은 25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 '구타유발자들' '세븐데이즈'를 찍은 원신연 감독의 독립영화 '빵과 우유'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