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끝없는 추락…'펀드런' 또 고개

주식형 설정액 3일째 감소·신규 유입 둔화세 뚜렷<br>현금 확보 나선 기관투자가 뭉칫돈 빼낼 가능성도<br>전문가 "물량 늘겠지만 대량 환매 사태는 없을것"

코스피지수가 속절없이 떨어지며 1,300선이 붕괴됐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9.41포인트(5.81%) 내린 1,286.69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는 와중에서도 꿋꿋한 뒷심을 발휘했던 국내 증시가 이날만큼은 여타 해외증시와 동반 하락했다. 지수가 기록적인 폭락세를 이어가자 ‘펀드런’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펀드런 출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간접투자시장에서 환매 물량이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이를 두고 펀드런 우려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 지적이다. ◇개인 환매 늘고 신규설정 줄어=간접투자시장 내 수급구도에 미약하게나마 균열신호가 발생하고 있어 펀드런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환매 물량은 최근 들어 점증하고 있고 신규 설정물량은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사흘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며 총 2,750억원이 시장을 탈출했다. 여기에 지난 2006년 5월 이후 일평균 1,726억원에 이르렀던 신규 설정액 역시 지난 3ㆍ4분기와 9월에는 각각 989억원, 914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금유출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펀드런 출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유지했다. 환매증가 및 신규자금 유입 둔화가 ‘지수 폭락=자금 유입’이란 이전 공식에 비춰보면 분명 우려되지만 이를 두고 펀드런으로까지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 퍼진 공포심을 고려하면 현재와 같은 환매물량 증가는 자연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번 조정으로 환매물량이 더 나오겠지만 그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연구원은 “이 정도의 자금유출을 놓고 펀드런으로 칭하는 것은 다소 지나친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기관 로스컷 가능성 아직 크지 않아=특히 기관투자가의 환매출현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일부 개인투자자의 ‘쌈짓돈’이 시장을 탈출하는 것과 일부 기관투자가의 ‘뭉칫돈’이 탈출하는 것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관투자자의 시장탈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자금시장에 돈이 말라 기관투자가들이 너도나도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기 때문이다. 김혜준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금확보 욕구가 높은 기관투자가의 경우 환매에 대한 압박이 높아 손절매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반등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잠재 환매물량도 다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연기금의 움직임도 특히 관심사다. 든든한 증시 지원군 역할을 수행했던 연기금이 기존 물량에 대한 손절매에 나설 경우 시장은 한층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기금이 현 상황에서 로스컷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홍성기 국민연금공단 운용전략실장은 “연기금의 경우 로스컷 범위를 설정하고 이를 초과했을 때 강제적으로 물량을 정리하는 일은 없다”며 “지수가 단기간에 급락하는 바람에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지만 현재 매수 타이밍을 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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