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물가 감안땐 마이너스 성장"

■ IMF, 한국 내년 성장 전망 3.5%로 하향<br>모건스탠리는 4.3%서 3.8%로 낮춰…국내기관도 수정중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빠르게 전이되면서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이 6년 만에 처음으로 3%대로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2%대 성장이라는 암울한 예측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8일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내외 예측기관들은 세계 경기악화라는 대외여건이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조정 폭도 매우 커서 2~3%대의 저성장을 예상하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내년 우리 경제가 사실상 뒷걸음질친다는 얘기다. IMF는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3.5%로 낮췄다.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도 이날 기존의 4.3%에서 3.8%로 내년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경기침체의 골이 당초 예상보다 깊어지면서 내년 말까지 내수 침체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기업들이 원화가치 하락과 유동성 부족으로 투자를 줄여 한국 내수는 내년 말까지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내년 1월부터 연말까지 총 1.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3%대는 그나마 양호한 전망이다. 맥쿼리증권은 “한국이 올 4ㆍ4분기부터 경기침체기에 돌입했다”며 내년 성장률을 종전의 4.0%에서 2.5%로 대폭 낮춰 잡았다. 맥쿼리는 이날 보고서에서 “한국의 성장률은 올해 3.8%에서 내년에는 2.5%로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분기별 수치로는 4ㆍ4분기부터 시작된 경기침체기가 내년 2ㆍ4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망대로라면 두자릿수의 고공행진을 보였던 수출은 내년에 6% 성장으로 급속 둔화되고 경기가 나빠지면서 소비자물가는 2.5~3.5% 수준인 한국은행 타깃 범위까지 떨어지게 된다. 결국 내년 한국경제의 성장속도는 물가 상승속도에도 못 미쳐 사실상의 ‘마이너스 성장’이 이뤄지게 되는 셈이다. 국내 기관들의 전망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달 초 내년 경제전망을 내놓은 한국경제연구원은 3.8%의 성장률을 내놓았고 다른 민간 연구소들도 급변하는 금융시장 상황과 경제여건을 감안해 내년 전망치 발표를 늦춰왔지만 3%대 후반~4% 초반 수준에서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관의 전망이 들어맞는다면 우리 경제는 지난 2003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3%대로 추락하게 된다. 우리 경제성장률은 참여정부 출범 첫해인 2003년 3.1%를 기록한 뒤 2004년 4.7%, 2005년 4.2%에 이어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5.1%와 5.0%를 기록했다. 급변하는 상황을 인식한 정부도 뒤늦게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올해 4.7%, 내년 5.0%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고수했지만 최근 들어 두 전망치를 모두 하향 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최근 “(성장률) 조정이 필요하다면 필요한 만큼 조정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재정부도 최근 국감 업무보고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당초 예상했던 4%대 후반의 성장률을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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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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