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금메달이 꼭 필요했다. 서로 이유는 달랐지만 목표는 같았다. 3km를 넘어가며 다리의 고통이 가속을 버텨내지 못할 정도로 심해졌다. 힘겨운 순간에도 사이클 페달은 더욱 빨라졌고 결승 상대 홍콩과 격차는 눈에 띄게 커졌다. 집념의 사나이들은 1위를 확정 지은 뒤에야 다리에 힘을 풀 수 있었다.
한국 남자 사이클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남자 사이클 4㎞ 단체추발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조호성(36ㆍ서울시청)과 황인혁(22ㆍ금산군청), 장선재(26ㆍ대한지적공사), 박선호(26ㆍ서울시청)가 한 팀을 이룬 한국은 16일 광저우 대학타운 벨로드롬에서 펼쳐진 대회 결승전에서 4분07초872 만에 결승선을 끊어 홍콩(4분10초859)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맏형 조호성은 8년 만에 출전한 아시안 게임의 성과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그는 경륜에서 47연승을 기록하는 등 4년 연속 상금 랭킹 1위에 올랐지만 명예롭게 선수 생활을 마치고 싶어 2009년 다시 아마추어로 복귀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4위에 머물러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서다. 이날 대표팀의 선두주자로 출발해 금메달을 이끈 박선호는 아시안 게임 금메달이 더욱 감격스럽다. 그는 2006년 도하 대회에서 금메달의 꿈을 부풀렸지만 엔트리에 들지 못해 동료들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당시 대표팀은 단체 추발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선후배들은 메달을 목에 걸며 환호했지만 박선호는 홀로 빈손이었다. 박선호는 “당시 1등 했던 친구들을 축하해줬지만 마음이 좋지는 않았다”며 “그 때 설움이 오늘의 영광을 안겨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메달밭이 기대되는 볼링에서도 금메달이 추가됐다. 황선옥(22ㆍ평택시청)이 16일 광저우 톈허 볼링홀에서 열린 여자 개인전에서 6게임 합계 1천395점(평균 232.50점)으로 1위를 차지하며 한국 여자 볼링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 3인조에서 금메달을 딴 황선옥은 두 대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옥은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인조와 5인조에서 2관왕에 오르는 등 최진아(26ㆍ대전광역시청)와 함께 한국 여자 볼링을 이끌고 있다.
유도에선 기대했던 금빛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여자 중량급 ‘간판’ 김나영(22ㆍ대전서구청)은 16일 광저우 화궁체육관에서 치러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무제한급 결승에서 류환위안(중국)에게 지도 2개를 내주면서 패해 아쉽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던 최민호(30ㆍ한국마사회)도 이날 광저우 화궁체육관에서 치러진 남자 60㎏급 준결승에서 쇼비로프에게 절판패를 당하며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 여자 권총의 ‘미녀 에이스’ 이호림(22ㆍ한체대)도 이날 광저우 아오티 사격관에서 열린 여자 25m 권총에서 본선 및 결선 합계 782.4점(580+202.4)를 기록, 785.9점(585+200.9)을 쏜 북한의 조영숙과 784.8(587+197.8)의 모리 유카리(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