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실적시즌이 개막과 함께 찾아온 대만발 악재가 대형 정보기술(IT)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잇따른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으로 1.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대만 액정표시장치(LCD) 업체들의 인수합병(M&A) 추진은 삼성전자[005930]와 LG필립스LCD[034220]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10일 오전 10시43분 현재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전일대비 1.53%, 1.66% 하락한 64만4천원과 4만1천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만업체 덩치키우기..LG필립스LCD에 직격탄 = 대만 AU옵트로닉스(AUO)는 7일경쟁업체인 퀀타디스플레이(QDI)를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공식 합병 예정일은 올해 10월1일이다.
대만 LCD 업계 1위인 AU옵트로닉스는 이번 합병으로 전세계 생산능력의 19%를차지하게 돼 LG필립스LCD(22.0%)나 삼성전자(21.3%)와 외형 측면에서 동등한 수준에 이르게 됐다.
국내 증권사들은 대만업체들의 인수합병이 장기적으로 LCD시장 수익성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국내 선두 패널업체들에게는 강력한 경쟁자 출현이라는 점에서단기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가 노트북 패널 생산 능력 확대를 추진하는 시점에서 AUO가 노트북 패널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강윤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인수합병으로 선발 업체들간의 경쟁이 심화되기 때문에 국내 업체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수익성 회복 지연과 대표주 프리미엄 상실이라는 측면에서 LG필립스LCD 주가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김희연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도 "합병 이전 AUO의 시장점유율은 13%에 불과하나 합병 이후에는 LG필립스LCD와 대등한 수준인 위력적인 3위 업체로 도약하게된다"고 우려했다.
◇실적시즌 개막..IT株 실적우려 가시화되나 = 실적시즌을 앞두고 애널리스트들이 간판 IT주인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6.8% 감소한 1조7천800억원에 그쳤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부문은 D램 가격 강세에도 낸드 플래시 가격 급락으로 당초 예상보다 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LCD 부문도 가격하락과 더불어 7세대 신규라인 가동에 따른 초기 생산비용 증가로 실적 둔화가 두드러졌다"고 진단했다.
현대증권도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을 반영해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7천900억원에서 1조7천100억원으로 4% 하향 조정했다.
LG필립스LCD도 원가절감 등에 힘입어 작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는 성공하나 LCD 가격 하락 여파로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은 600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블룸버그가 12명의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LG필립스LCD의 1.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조사한 결과 중간값은 620억원이었다.
이번주 LG필립스LCD는 11일, 삼성전자는 14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