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충청권 과학벨트 지지부진

기초과학硏 본원 착공 지연

핵심 인력들 이탈도 가속화

정부가 지난 2009년부터 추진중인 충청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이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과학벨트는 첨단 연구시설은 물론 세계적인 과학두뇌를 유치해 과학 선진국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전 신동·도룡지구를 거점으로 인근의 세종·오송·천안 등을 묶어 하나의 거대한 국제적인 과학벨트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13일 기초과학연구원(IBS)와 중이온가속기사업단 등에 따르면 IBS는 과학벨트 핵심 거점지구인 도룡지구 엑스포과학공원 안에 본원을 건립해야 하는데, 공원내 시설물 철거가 지체되면서 착공시기를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진 상태다. 엑스포과학공원 부지 소유주인 대전마케팅공사가 600억원에 달하는 시설물 보상에 대한 방향조차 정해지지 않고 있다며 부지제공 자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계획에는 이달 중 IBS 본원 건립 기념식을 갖고 철거공사에 들어가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초기 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면서 2017년 하반기 준공 목표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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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당초 계획 공정 대비 30%에 그치고 있는 데다, 예산집행도 지연되면서 사업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중이온가속기 사업은 오는 2019년까지 국비 4,600억원을 투입해 과학벨트 2개 거점지구중 하나인 신동지구에 100만㎡ 규모로 희귀동위원소 가속기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산집행도 늦어지는 데다, 책정된 예산도 순수 장비구축비로 부지매입이나 건물 및 부대시설 건축비, 인건비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지매입비 분담문제로 사업이 2년 지연된 데다, 현실적인 예산이 없이는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은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담은 비공개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되는 등 사업 자체를 축소시키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잡음도 끊이질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학벨트 추진에 핵심역할을 해 인력들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과학벨트 구축사업을 총괄 책임지고 있는 오세정 IBS 원장은 최근 사표를 내고 서울대로 복귀한 데 이어, 과학벨트의 핵심시설로 꼽혀 온 중이온가속기 건설을 책임져 온 김선기 서울대 교수도 학교로 되돌아 갔다. 과학벨트 추진의 동력이 돼 온 두 핵심 인력이 한꺼번에 부재한 상황이 된 것이다. 대덕특구 관계자는 "의욕을 갖고 일했던 핵심시설 기관장들이 떠나는 것은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사업진척이 더디면서 후임자 물색에도 애를 먹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야심차게 준비해 온 충청권 과학벨트 사업이 좌초되는 게 아니냐는 지역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덕특구 관계자는 "과학벨트조성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함께 정치권을 적극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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