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지난 3월 은행장 직속으로 출범했던 창조금융위와 관련 태스크포스팀(TFT)이 8월1일자로 해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은행 측은 "은행 내 관련 업무가 안정화되며 위원회와 TFT 활동을 종료하게 됐다"며 "현재는 각 실무부서에서 주어진 과제를 각자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 출범과 함께 조성된 TFT가 창조금융을 위한 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각 실무부서로 이관하면서 위원회가 해체됐다는 얘기다. 창조금융과 관련한 업무 총괄은 중소기업영업부 내에 팀원 6명으로 이뤄진 기업성장지원팀에서 맡고 있다. 은행장 직속기구가 총괄하던 사업을 일개 팀에서 총괄하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이 때문에 금융계에서는 이건호 행장이 전임 행장 흔적 지우기에 착수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위원회가 이 행장 취임 직후에 해체됐기 때문이다. 특히 위원회의 상임위원을 맡고 있던 기존 부행장 10명 중 9명이 이 행장 취임과 함께 모두 교체되면서 자연스레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는 분석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장 직속으로 출범한 위원회가 채 반년도 활동하지 않고 해체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창조금융위의 활동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친다. 국민은행은 4월 위원회 주도로 기술보증기금과 특례보증협약을 체결해 1,200억원 규모로 'KB예비창업자기술보증부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창업 초기 단계의 지식재산권 사업화나 녹생성장, 1인창조기업 등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100% 보증 상품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지원 실적은 4건, 4억여원에 불과하다.
은행에 관련 기업이나 기술을 평가한 전문 심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관련 기업을 발굴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코드 맞추기에만 급급하다 보니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졸속으로 제도가 추진됐다"며 "결과적으로 창조금융이 창조기업에 대한 지원보다는 은행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게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