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리 가문은…” 中 족보찾기 바람

중국에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계기로 완전히 자취를 감췄던 족보가 유명인사 가계를 중심으로 되살아나고 있다.중국 언론들은 최근 역사적 인물들의 족보 발견 소식을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 식자층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보학과 조상계보 등이 주요 화제가 되는 일이 많다. 최근 언론에 보도돼 흥미를 모은 것 중 하나는 `맹(孟)씨 가보`이다. 랴오닝(遼寧)성에서 맹자(孟子)의 76대 후손에 의해 맹씨가보(孟氏家譜)가 발견되었다. 산둥(山東)성 쩌우(鄒)현에 보관돼 온 이 족보에는 맹자 생존 당시의 고향그림을 비롯,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의 일화로 유명한 맹자 모친의 행적, 맹자의 모습 등에 관한 기록을 담고 있어 학술적으로도 상당한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공자(孔子)가문의 족보도 지난해 연말 완성됐다. 산둥성 취푸(曲阜)에서 양조업을 하는 한 공씨 후손은 자신의 위대한 조상이 잊혀지는 것이 안타까워 족보 정비에 나섰다고 말했다. 얼마 전 베이징(北京)에서 발행되는 베이징 청년보는 머릿기사로 `새로운 세대 역사를 잊고 있다`라는 기사를 통해 한 중학교 학생 50명 중 공자의 이름이 구(丘)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한명이었고, 자(字)인 중니(仲尼)를 아는 학생은 한명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명(明)대의 문장가인 탕현조(湯顯祖)의 족보가 최근 발견돼 후손들에 의해 산뜻하게 꾸며졌고 명 말 청(淸) 초의 대학자 고염무(顧炎武)의 족보도 새로 정리되었다. 삼국시대 직후인 동진(東晉)의 천재화가 고개지(顧愷之)가 그의 직계조상이고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주인공인 월왕(越王) 구천(句踐)이 시조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13억 인구의 중국에는 1,459가지의 성이 있는데 대략 1억명이나 되는 왕(王), 이(李)씨를 비롯 장(張), 유(劉), 진(陳)씨 순으로 많다. 중국의 한 문화계 인사는 중국에서 종교나 동창문화가 정착되지 못하는 이유로 종친의식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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