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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교사와 8년간 동고동락했던 안내견이 마지막으로 등교했다.
26일 서울 홍제3동 인왕중학교에서 시각장애인 교사 김경민(26·사진)씨가 학생들과 함께 이날 은퇴식을 가진 안내견 '미담이'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올해로 10살인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미담이가 김씨를 만난 것은 김씨가 지난 2007년 서울맹학교를 졸업하고 숙명여대 교육학과에 합격한 직후였다. 김씨는 생후 1개월 때 녹내장 판정을 받고 26차례나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초등학교 6학년 때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하지만 김씨는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한 끝에 대학에 합격한 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 안내견을 신청해 미담이와 처음 만났다.
일반인에게도 어려운 대학생활이지만 김씨는 점자와 음성녹음으로 남들보다 두세 배는 열심히 공부했다. 주위의 도움이 많았지만 한결같이 곁을 지켰던 미담이의 도움이 가장 컸다.
결국 김씨는 2010년 8월, 7학기 만에 문과대 수석으로 졸업한 뒤 그해 어렵다는 교사임용고시까지 합격해 일반 학교인 서울 서대문구 인왕중학교 영어교사로 부임했다.
교사로 일하면서도 미담이의 도움은 계속됐지만 영원할 수는 없었다. 사람 나이로 60살인 미담이가 은퇴할 때가 됐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미담이를 그린 그림과 축하케이크, 꽃목걸이를 준비해 스승을 도운 미담이의 노력에 감사를 표시했다. 김씨는 "나를 도와준 이들이 너무 많지만 가장 큰 도움은 미담이에게 받았다"면서 "수줍은 성격이었지만 미담이 덕에 친구도 사귀고 교사로까지 일할 수 있었다"고 감사해 했다.
김씨는 미담이에게 "미담아 언제 어디에서든지 건강해. 고마웠고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미담이는 은퇴 후 자원봉사 가정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노후를 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