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퇴·大·戰 "600조 시장 잡아라" 증권·보험사 이어 은행도 가세


오는 2020년 은퇴시장이 지금의 3배인 6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금융회사들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증권ㆍ보험사에 이어 '금융계의 맏형'인 은행도 은퇴연구소를 설립하거나 관련 팀을 잇따라 신설하고 있다. 탄탄한 네트워크와 다양한 상품군으로 은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다. 그러자 증권이나 보험 역시 은퇴시장의 우위를 기반으로 은행권의 수신자금을 흡수하기 위해 경쟁력을 갖춘 은퇴상품을 내놓으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제1금융과 제2금융이 사활을 건 '은퇴 대전(大戰)'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올해부터 은퇴시장 진출을 위한 조직 신설 등을 앞다퉈 진행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부행장은 "증권사나 보험사를 중심으로 은퇴연구소가 운영됐지만 최근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은행에서도 전담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은퇴연구팀(신한은행)이나 은퇴설계팀(하나ㆍKB국민은행)을 기존의 조직 안에 설치하거나 아예 은퇴연구소를 출범시켜 대응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이미 은퇴연구소를 출범시킨 뒤 '채움 NH퇴직연금 포럼(가칭)'을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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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경영연구소 안에 '은퇴연구소'를 설립할 예정이고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의 '100세 시대 연구소'를 통해 은퇴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은행권의 공세가 시작되자 금융지주 계열이 아닌 독립된 보험ㆍ증권사는 다소 긴장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하지만 은퇴시장의 주도권을 이미 잡은 만큼 자신감도 묻어난다.

삼성생명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의 공세가 거세기는 하겠지만 은퇴준비를 하는 이들의 상당수가 보험상품을 고려할 정도로 입지는 탄탄하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 예치돼 있는 자금을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통해 흡수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대형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가 은퇴 관련 자산관리 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은행에서 잠자는 수신 자금과 은퇴고객의 잠재 금융자산에도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철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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