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가슴 뭉클한 황혼 로맨스… 중장년층 사로 잡을까

노부부 일상 담은 연극 '황금연못'

76년간의 러브스토리 '님아… ' 등 노년의 삶 다룬 공연·영화 줄이어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

물질, 조건, 비교의 일상화 속에 점점 지반이 약해지는 현대의 가족관계. 친지 앞에서 백년해로하겠다고 약속하지만 부부관계는 언제 깨질지 모를 살얼음판같다. 어쩌면 우리는 처음부터 본질을 망각한채 욕심에 갇혀 가면놀이를 하다가 뒤늦게 자신, 또는 상대방의 본색을 알아차리는게 아닐까. 끝이 아름다워야 진정한 아름다움이라는 말은 각박한 현대인에게 더욱 와닿는다.


황혼 부부의 아름다운 일상을 담은 작품들이 극장가와 무대, 브라운관에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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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80대 노인 노먼과 그의 다정한 부인 에셀의 잔잔한 일상을 그린 연극 '황금연못'은 젊은 층을 위한 공연이 즐비한 대학로로 중장년층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대학교수로 정년퇴직한 노먼은 삶의 목표를 잃은 채 짜증 가득한 삶을 살지만 그가 유일하게 아름답다고 칭찬하는 부인 에셀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기도 하고 의지하며 부부의 소중함을 상기시킨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서 남편과 함께 '황금 연못'을 보러온 안서영 씨는 "무대 위의 노부부처럼 우리 부부도 알콩달콩하게 노년을 보내며 함께 황금 인생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놀란 발(發) 공상과학과 스릴러 등 외화가 강세를 띄고 있는 극장가에도 노년 부부의 아름다운 마지막을 그린 작품이 27일 찾아온다.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는 76년을 함께 살아온 백발 노부부의 실제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고운 한복을 커플룩처럼 맞춰 입고, 낙엽을 서로에게 뿌리며 장난도 치다가 소담스런 국화를 귀에 꼽아주며 서로를 한없이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노년의 낭만은 할아버지의 죽음을 더 애틋하게 한다. 흰 눈이 하염없이 쏟아지는 날, 할아버지의 장지 앞에서 "우리 할아버지, 나 말고 누가 기억해주나"하며 한없이 눈물을 흘리는 할머니의 모습은 혼자가 아닌 둘이어서 추억으로 가득했던 노년의 삶을 조명한다. 또한 MBC 드라마 '전설의 마녀' 중 억울한 사연으로 수감 중인 복녀에게 신발을 선물한 이문과 손수 뜬 조끼로 마음을 표현한 복녀의 풋풋한 황혼 로맨스도 심금을 울린다.

'황혼 이혼' 수가 최근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성격 차이·경제 문제 등이 주요 이유란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은 "아름답게 사시는 할머니·할아버지의 모습을 어떤 연출 없이 그대로 담았다"면서 "영화를 통해 '끝없는 사랑'이 무엇인지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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