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가점제가 시행되고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면서 ‘4순위’ 청약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4순위는 정식 명칭이 아니다. 통상 아파트를 분양할 때 특별분양, 청약 1~3순위를 대상으로 분양한 다음 미분양이 발생했을 때엔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는데 이를 두고 ‘4순위’로 부른다. 순위 내 청약에서 미달된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임의 분양인 셈이다. 특히 최근 지방뿐 아니라 서울 및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아파트가 속속 나타나고 있어 4순위 청약자들의 비중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4순위 청약 이래서 좋다=4순위 청약의 가장 큰 장점은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청약통장은 가입 후 2년이 지나야 1순위 자격을 얻게 되기 때문에 2년의 시간을 버는 셈이다. 특히 지난 9월부터 재당첨 금지 조항이 부활되면서 수도권의 경우 청약에 당첨되면 길게는 10년간 재당첨이 금지될 뿐만 아니라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는 최고 10년간 전매가 금지되기 때문에 청약통장의 가치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4순위로 청약할 경우 재당첨 금지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최근 주택 시장 침체로 일부 인기 지역을 제외하곤 미분양 물량이 많이 쏟아지면서 많은 주택 수요자들이 4순위 청약에 오히려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4순위 마케팅 눈에 띄네=수요자들이 청약통장 사용하기를 꺼리고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을 가지면서 건설사들도 4순위 청약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 서울 강남에서 무더기 미분양을 기록했던 서초동의 롯데캐슬 메디치. 업체 측은 애초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을 대대적으로 하지 않았다. 분양 업체의 한 관계자는 “고가 아파트는 수요층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굳이 청약통장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별 효과가 없다”며 “대신 소수 계층에 맞춤형으로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50가구 중 1~3순위에서 청약한 건수는 2건에 불과했지만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기 시작한 뒤로 현재 절반 이상이 팔린 상태다. 또 순위 내 청약에서 대규모 미분양을 기록했던 남양주 진접지구 아파트는 선착순 계약에서 최고 5대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4순위 청약자는 계약률도 높기 때문에 각 건설사들은 분양 전 사전 예약자를 받거나 1대1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알짜 미분양 어디가 좋을까=지방 등 수도권은 물론 서울에서도 알짜 미분양 단지가 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반도 유보라 팰리스’는 108~251㎡형 중 부적격 당첨자 물량 일부를 분양 중이다. 청계천이 내려다 보이는 중구 황학동의 ‘아크로타워’는 141㎡형에서 일부 물량과 중구 회현동의 ‘리더스뷰 남산’ 253㎡형 중 몇 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서대문구 북가좌동 아이파크는 86~143㎡형에서 골고루 물량이 있고, 서초동에서 GS건설이 분양한 ‘서초 아트자이’도 서두르면 미분양분을 잡을 수 있다. ◇미분양 잘못 고르면 낭패=4순위 청약자들이 관심을 갖는 미분양 물량은 잘 고르면 내 집 마련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우선 미분양 단지를 둘러볼 때 미분양이 될 만한 이유가 없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주변에 혐오시설은 없는지, 방향이나 면적은 괜찮은지 발품을 팔아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또 로열층을 선점하기 위해선 사전 예약제를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중도금 무이자, 이자 후불제, 발코니 무료 확장 등의 혜택이 있는지도 알아두면 자금조달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