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노조 협의등 없는 일방적 희망퇴직은 부당해고"

회사가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에 처해 있었더라도 노조와 협의하거나 희망퇴직자를 먼저 모집하는 등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희망퇴직을 권고해 직원들이 사직했다면 부당한 정리해고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1부(부장판사 이동명)는 31일 경영 악화로 기업개선 작업(워크아웃)에 착수한 쌍용자동차가 일방적으로 희망퇴직을 권고하면서 사직하게 된 직원 9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 청구소송에서 "피고의 사직서 수리는 무효"라며 원심대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 회사가 자본잠식 상태에서 긴박한 경영상 이유로 인력을 조정한것은 인정되지만 일방적으로 인원감축 대상을 선정하고 사직서 제출을 종용한 점,곧바로 사직하지 않은 직원들을 보직에서 해임한 사실 등을 볼 때 사실상 절차를 어긴 채 원고들을 정리해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 회사는 신규채용 억제 등 해고회피 노력을 기울이고 일정한 기준에 따라 퇴직 대상자를 선정한 측면이 있지만 노조와 협의하거나 희망퇴직자를 먼저 모집하지 않은데다 정리해고를 전후해 다른 직원들에게 특별성과금을 지급하는등 인건비 외 비용감축 노력에 소홀한 점 등이 감안됐다"고 덧붙였다. 1998년 대우그룹에 인수됐다가 경영이 악화된 쌍용자동차는 이듬해 워크아웃을 실시, 채권은행측 요구에 따라 인원을 감축하면서 인사기록 등을 토대로 감축 대상직원 58명을 선정한 뒤 2000년 말부터 희망퇴직을 권고했다. 감축 대상자들은 사직서 제출시 4개월 급여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지급받을 수있으나 사직하지 않으면 대기발령이나 보직해임 조치를 당하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회사측 방침에 따라 2001년 4월까지 모두 회사를 떠났고 이들 중 9명이 소송을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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