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선두업체 "해도 너무해" "후발업체서 매장내면 불이익 줄것" 판매상에 으름장거래규모 큰 '파워셀러' 이탈 막기위해 방해 공작후발사들 입점계약 파기 잇달자 "법적 조치 고려" 김미희 기자 iciici@sed.co.kr 오픈마켓 엠플의 한 패션담당 CM(카테고리 매니저)은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갑자기 판매자들이 줄줄이 매장 문을 닫아 이유를 물었더니 "G마켓 CM들이 전화를 걸어 '엠플에서 매출 얼마 나오냐' '엠플 매장 빼면 G마켓에서 광고 혜택을 주겠다'며 권유를 해왔다"고 대답을 한 것. 그는 "선두업체의 '방해공작' 때문에 10여 명의 우량상인을 잃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G마켓 등 오픈마켓 선두업체가 경쟁사에 매장을 내거나 더 낮은 가격에 물건을 파는 판매자를 상대로 '매장철수' 등 불이익을 주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자사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우량상인이 후발업체에 추가로 매장을 내는 것을 가로막아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한편, 신생 오픈마켓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선두업체의 '입점방해' 관행=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마켓 시장규모가 올해 5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G마켓 등 선두업체가 후발업체 판매자를 상대로 ▦매장철수 ▦입점계약 파기 ▦세일 중 판매가 인상 및 판매 취소 등을 강요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GSe스토어의 한 컴퓨터담당 CM은 "작년 8월경 인지도가 높은 '스타상인'과 매장 입점 계약이 마무리되어가던 차에 선두업체로부터 '협박'을 받은 판매자들이 줄줄이 계약을 파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겨울시즌오프 행사를 통해 7~10% 할인된 가격에 패션 상품을 내놓았던 다음온켓은 G마켓에서 '판매가를 맞추라'는 항의전화를 받은 상인들이 갑자기 가격을 다시 올리거나 판매를 취소하는 바람에 막대한 영업차질을 빚었다. 당시 잡화부문 CM으로 일했던 한 직원은 "판매를 안 하겠다며 사무실로 전화를 건 상인들 때문에 하루종일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후발업체 견제 수단화= 이처럼 선두업체가 '바잉파워'를 내세워 후발업체를 견제하는 이유는 거래 규모가 큰 '파워셀러'의 분산과 이탈을 막아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대기업의 자금력을 기반으로 한 신생업체의 성장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이유도 포함돼 있다. G마켓의 경우 2조원에 육박하는 거래액의 40%가량을 1,000여 명의 '파워셀러'가 차지한다. 갈수록 파워셀러의 매출기여도가 높아지면서 이들이 신생업체에 추가로 매장을 내거나 더 낮은 가격에 물건을 공급하는 것이 '눈엣가시'가 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온라인쇼핑협회 조현천 팀장은 "선두업체와 후발업체 간 격차가 커서 경쟁상대도 안 되는데 굳이 입점 및 영업방해를 할 필요가 있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 정지연 팀장은 "오픈마켓의 신뢰가 중시되면서 소비자의 권익을 위한 보호장치는 늘어난 반면, 판매자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오픈마켓 어디에나 매장을 낼 자유가 있는 오픈마켓 판매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후발업체 한 관계자는 "뒤늦게 오픈마켓 시장에 뛰어든 만큼 최대한 빨리 우량상인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며 "피해 상인들이 일이 커지는 것을 원치 않아 대응에 걸림돌이 많지만 앞으로도 이 같은 방해공작이 계속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법적 조치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임은규 서울사무소 경쟁과장은 "기업간의 경쟁질서를 해치는 불공정거래행위는 공정거래법 상의 제재를 받을 수 있지만 확실한 입증자료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1/11 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