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비데’ 인기몰이] “이제 깨끗하게 씻자”

올해는 더위가 유난히 일찍 찾아왔다. 작열하는 태양, 탁 트인 바다, 시원한 수박을 떠올리며 여름휴가 계획에 들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만성 항문질환을 앓고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 이들에게 여름은 결코 반가운 손님이 아니다. 땀이 체외로 배출되는 양이 늘어나면서 대장의 수분이 부족해져서 변이 딱딱해지고 배설이 힘들어져 변비가 악화되고, 화장실에서의 `고통의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 가량은 항문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항문질환의 원인은 잘못된 화장실 습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용변 후 청결하지 못한 항문 주위의 위생상태가 항문질환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는 것. 따라서 전문가들은 항상 따뜻한 물로 항문주위를 깨끗하게 유지해야 항문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항문 주위의 1,000여 잔주름 속에 끼어 있는 염증성 세균과 변분을 화장지만으로 완전히 닦아내기는 불가능하다. 특히 여성은 외부생식기와 항문이 아주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에 잔변이 질 입구에 묻으면 질염, 골반염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용변 후 물로 세척하는 게 보편화된 인도네시아의 경우 치질환자가 거의 없다는 점은 용변 후 물 세척의 효과를 입증해주는 단편적 증거다. 이 같은 효능에 따라 용변 후 물로 항문주변을 세척하는 기기인 비데가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웅진코웨이개발, 청호나이스, 삼홍사, 노비타 등 관련 업체들은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고 공격적인 광고ㆍ홍보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렌탈ㆍ방문ㆍ온라인판매ㆍ대리점 판매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비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비데란 무엇이고 어떤 제품이 시장에 나와있는지, 제품을 고를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비데가 뭐에요= 비데(bidet)란 프랑스어로 조랑말이라는 뜻이다. 16세기 경부터 서구의 귀족 계급들이 이용하던 도기제품으로 더운물을 담아놓고 뒷물을 처리하는 용기에서 유래됐다. 현대에 와서는 온수분출구를 변기에 장착, 적당한 온도의 물을 분출해 항문과 국부를 세척해주는 장치로 발전했다. 강력한 수압으로 항문 주변의 잔주름 속까지 깨끗하게 세정하기 때문에 세균감염을 방지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항문질환과 질염ㆍ요도염ㆍ냉대하 등의 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편안하게 앉아서 좌욕을 할 수도 있고, 높은 수압으로 분출되는 물로 괄약근을 풀어주는 마사지도 받을 수 있다. 특히 장기 투병환자,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손을 쓰기가 불편한 정형외과 환자, 임신이나 비만으로 허리를 굽히기가 어려운 사람들은 손쉽게 청결한 뒷처리를 할 수 있다. ◇어떤 제품이 있나= 우리나라 비데 시장에는 웅진코웨이개발, 청호나이스, 삼홍사, 노비타 등 40여 개 기업들이 진출해있다. 업계는 지난해 비데 시장 규모를 전국 가구 5% 보급률에 1,35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올해는 보급률이 10%가량으로 높아지고 시장규모도 5,000억원 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웅진코웨이개발, 청호나이스 등 대형업체들은 자체 비데 생산라인을 구축해 제품을 생산ㆍ판매하고 있으며, 대규모 TVㆍ라디오ㆍ신문광고 등을 통해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외에 삼홍사, 노비타 등 중소업체들은 할인매장, 비데 전문 인터넷쇼핑몰,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제품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웅진코웨이개발은 렌탈제도를 앞세운 `룰루랄라 비데`, 청호나이스는 고급형을 지향한 `굿모닝 비데`, 삼홍사는 `매직크린 비데`, 노비타는 `노비타 비데`등을 출시했다. 이외에도 중소 수입업체들이 일본, 미국 등의 비데를 수입해 유통하고 있다. ◇비데 이것만은 알고 사자= 비데 제품을 고를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안전성과 사후관리다. 온도의 급상승이나 고압으로 인해 항문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 특성에 따라 제품을 고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가족 중에 환자, 임산부, 노약자 등 거동이 불편한 이용자가 있다면 온풍건조 기능이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고, 부인병이 있는 여성들은 여성 전용기능이나 마사지 기능이 있는 제품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어린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수온이나 수압 조절이 가능하고 변기의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난방 변좌 기능이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수압이 약한 가정에서는 수압이 약해 세정이나 마사지 효과가 떨어지므로 자체 모터를 구동해 수압을 높여주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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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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