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나로통신, 유동성 문제 진통거듭

하나로통신이 단기 유동성 문제 해결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하나로통신(대표 윤창번)은 정보통신부의 중재에 따라 29일 오후2시부터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장단기 자금조달 방안에 논의를 벌였다. 이사회에는 박항구 이사회장을 제외한 11명의 이사들이 모두 참여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그동안 LG측에 제시한 유상증자 방안과 SK텔레콤측이 주장한 외자유치 방안이 모두 상정됐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유상증자 중심의 방안과 외자유치 중심의 방안을 모두 상정했기 때문에 그 중 하나는 통과될 것”이라며 “그럴 경우 통과된 주주사 측에서 단기 자금 문제를 해소시켜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측은 하나로통신의 주가가 최근 상당히 올랐음을 감안해 최저 발행가격을 3,000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실권주는 주요 주주들이 지분 비율대로 나눠 갖도록 하는 유상증자 수정안을 상정했다. 이사회에서 주주사들은 LG의 수정안과 외자유치안을 놓고 팽팽한 설전을 벌였으며 합의점을 찾는데 진통을 겪었다. LG는 후발사들의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유상증자를 내세우지만 내심은 조금이라도 경영권에 다가서는 걸 원하고 SK텔레콤은 주주가치 향상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하나로통신에 조금이라도 더 기우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재일 정보통신부 차관이 지난 28일 3개 주주대표들을 만나 하나로의 회생방안을 논의한데 이어 진대제 정통부장관도 29일 하나로의 법정관리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정통부가 주주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1억달러 해외BW의 경우 유예기간이 지났다고 해서 당장 디폴트될 가능성은 높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권예탁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해외BW의 풋옵션 행사에 응하지 못해 디폴트된 사례는 한 번도 없다고 한다. 해당 채권자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오히려 묶이기 때문에 일부 상환 또는 유예를 희망하고 때에 따라서는 주식 전환으로 회수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BW에 이어 ABS, ABL등 추가로 계속 채권의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어서 여전히 앞날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현환기자, 한영일기자 hh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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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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