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이 부자ㆍ대기업 마케팅을 주도하면서 소득 계층별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국내 은행들도 덩달아 수익성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자산규모는 정체되고 포트폴리오는 편중돼 성장 잠재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국제적 금융전문가인 게리 딤스키(Gary A Dymski)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금융경제연구소가 주최한 ‘위기 이후의 한국’ 대토론회에서 “씨티그룹의 글로벌 전략은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부유층 소매금융 강화 전략”이라며 “부자 마케팅 경쟁이 심화되면 중소기업ㆍ일반개인 등은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딤스키 교수는 “씨티그룹도 미국 내에서는 은행의 공공성과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다”며 “이는 미국이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의무화한 지역재투자법(CRA) 등의 제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 전문가들도 씨티그룹이 직원교육ㆍ전산작업 등 통합작업을 완료하고 상품들을 쏟아낼 경우 국내 시장 판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씨티가 250개 점포를 확보한 만큼 기존의 고객 레벨을 낮춰 부자 마케팅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은행의 고객이 뺏기는 시장잠식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국내 은행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마케팅과 디마케팅의 양극화 전략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의 효율성은 올라갈 수 있지만 은행의 장기적인 성장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특히 부자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는 하나은행 등과 씨티가 지방에 진출할 경우 지방은행과의 고객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은행들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개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규모를 계속 줄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