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미국에 이어 하이닉스 D램 반도체에 33%의 상계관세를 부과할 경우 하이닉스반도체는 미국시장과 유럽시장을 통째로 상실할 위기에 빠진다. 또한 `하이닉스 죽이기`를 위한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인피니온의 협공은 앞으로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어서 최종판정에 대한 우리 업계 및 정부의 적절한 대책이 요구된다.
◇하이닉스, 미ㆍ유럽시장 상실 우려=하이닉스의 지난해 유럽수출 실적은 2억7,200만달러. 다우존스의 보도대로 33%의 상계관세가 부과되면 하이닉스는 연간 9,000만달러에 달하는 상계관세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극심한 경영난에 빠진 하이닉스로서는 추가자금을 조달할 길이 전무한 상황이다.
하이닉스는 이에 앞서 지난 2일 미국 상무부의 57.37%의 고율 관세로 4억6,000만달러에 달하는 미국시장에 대한 접근을 봉쇄당했다. 하이닉스가 지난해와 동일한 물량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팔려면 연간 2억달러가 넘는 예치금을 물어야 한다.
최악의 경우 하이닉스는 7억3,200만달러(지난해 수출기준)에 달하는 미국과 유럽시장을 모두 상실할 수도 있으며 생존 여부도 불투명해진다.
민후식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가뜩이나 어려운 하이닉스가 양국의 상계관세 부과로 극심한 위기상황에 빠졌다”면서 “하이닉스로서는 정보기술(IT) 경기와 D램 가격의 본격적인 회복 이외에는 기댈 데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 죽이기` 미ㆍ유럽 협공 거세질 듯=이번 다우존스 보도에 의하면 EU의 상계관세 부과방침은 하이닉스에 57.37%의 상계관세를 부과한 미국의 선례를 따른 것이다. “(하이닉스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와 관련) 유럽과 미국간의 공조가 잘 이뤄졌다”는 EU집행위 소식통의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오는 7월과 8월로 각각 예정된 양국의 최종판결 결과도 낙관할 수 없고 하이닉스의 경영난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는 미국 유진공장의 가동률을 최대한 높여 미국과 유럽 수출량의 일부를 조달하고 아시아 및 신흥시장으로 판로를 돌리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 역시 미국에 관세유예협정 체결을 제의하는 등 하이닉스 상계관세 부과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