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예술 작품이 된 종이책 아날로그 감성을 깨우다

●슈타이들전, 예술서적 출판 과정 한눈에 커버 디자인 작업 등도 공개<br>●세계팝업아트전, 세계적 팝업아티스트 19명 참여… 희귀 소장본 등 400여점 선봬

슈타이들전에 전시된 에드루쉐의 '온더로드'

세계팝업아트전에 전시된 벤자 하니의 작품

세계적인 사진가 로버트 폴리도리는 '디지털은 잊기 위함이고, 아날로그는 간직하기 위함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디지털의 속도가 아날로그의 감성을 지배하는 요즘 아날로그의 가치를 되새기는 특별한 전시들이 잇따라 열린다.

책을 예술의 경지로 이끈 세계적인 출판계의 거장 게르하르트 슈타이들(Gerhard Steidl)이그 동안 이뤄낸 아날로그의 성과물을 한 자리에 모은 'How to Make a Book with Steidl: 슈타이들'전과 종이로 3차원의 화려한 예술 세계를 구현한 세계팝업아트전이다.


오는 10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슈타이들전에서는 '책'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완성되기까지 슈타이들과 아티스트들의 협업 과정이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관객들은 책이 완성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만져보고 후각을 이용해 체험하는 등 오감을 통해 책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다. 슈타이들은 패션, 사진, 회화, 문학 등의 예술 장르뿐만 아니라 상업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출판과 인쇄라는 과정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인물. 그래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귄터 그라스는 1986년 이래 슈타이들과 손잡고 책을 내고 있으며 다큐멘터리 사진의 선구자 로버트 프랭크도 사진집 23권을 그와 함께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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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는 현대 사진가의 교과서로 불리는 로버트 프랭크의 'The Americans(디 아메리칸스, 1958년)'이 출간 50주년을 맞아 슈타이들의 손길로 재탄생 된 과정이 담긴다. 또한 팝 아트 작가 짐 다인의 판화 원판 느낌을 책 속에 재현하기 위한 디자인적 고민과 책의 디자인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타이포그래피(활판술)를 회화에 접목시킨 작업으로 유명한 에드 루쉐(Ed Ruscha)의 권당 1,000만원을 호가하는 리미티드 에디션 'On the Road(온 더 로드)'가 국내에는 첫 선을 보인다. 귄터 그라스, 그림형제 문학작품의 커버가 디자인되는 과정도 공개된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슈타이들은 "종이의 질감, 냄새, 아름다운 활자체와 잘 인쇄된 색상과 이미지가 주는 즐거움 등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채워지는 순간은 디지털이 아무리 발전해도 채워질 수 없는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평면 일러스트나 디자인을 3차원의 시각 예술로 극대화한 팝업(POP-UP)아트를 한 자리에 선보이는 '세계팝업아트전'은 오는 5월 1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유명 작가들의 팝업북과 세계 컬렉터들의 희소 소장본과 초판본, 한정본을 선보인다. 또 회화, 조형, 사진, 영상, 인터렉티브 설치 등 팝업 기법으로 제작된 작품 400여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벤자 하니(호주), 브루스 포스터(미국), 로버트 제임스 사부다(미국), 잉그리드 실리아쿠스(네덜란드), 토머스 앨런(미국) 등 세계적인 팝업 아티스트 19명이 참여한 만큼 팝업아트의 현주소를 만날 수 있다. 13세기부터 시작된 팝업 작업의 700년 역사를 보여주는 작품들과 건축 모형을 팝업으로 만든 작품, 명작동화ㆍ판타지ㆍ호러 등의 이야기를 담은 팝업북, 팝업북의 제작 과정과 여러 기법을 보여주는 자료 등도 만날 수 있다. 5월 4일과 5일에는 어린이날을 맞아 해리포터 팝업북 디자이너 브루스 포스터가 직접 지도하는 '해리포터 팝업북 디자인 워크숍'도 열린다.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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