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경기침체 예상보다 길듯

3분기 GDP 추정치보다 큰폭 1.1%하락미국의 경기 회복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9ㆍ11 테러로 인한 침체의 골이 깊어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경기침체는 과거 침체의 평균 기간인 11개월 이상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3ㆍ4분기 GDP 1.1% 하락 미 상무부는 지난 3ㆍ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동기 대비 1.1%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말에 추정한 하락폭 0.4%보다 큰 것으로 지난 91년 2분기에 이어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수정된 3ㆍ4분기 GDP 통계에서 기업 수익은 전년동기 대비 22.2% 감소하고, 미국의 수출이 17.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성장률 하락폭을 1%대로 완충한 것은 소비가 1.1%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경제가 급속히 둔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의회가 경기부양책을 신속하게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미국의 이웃나라 캐나다도 3 ㆍ4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0.2% 위축됐다고 발표했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4ㆍ4분기 GDP가 3ㆍ4분기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테러 이후 소비 위축이 심화되고 ▦제조업체의 생산활동 둔화로 많은 실업자를 쏟아냈으며 ▦기업 수익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표는 호전 양상 회복의 조짐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지난 3ㆍ4분기 산업재고 감소 규모는 601억 달러로 한달 전에 추정했던 504억 달러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 기업의 생산을 저해하고 있는 과잉 재고가 빠른 속도로 해소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지난 10월 내구재 주문량은 항공기ㆍ자동차 등 수송장비의 증가에 힘입어 전월의 9.2% 감소에서 12.8%의 놀라운 증가세로 반전했다. 이는 전쟁을 치르면서 미국 정부의 군사비 지출이 산업 주문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존주택 판매는 지난 10월에 5.5%, 신규주택도 0.2% 각각 증가하는 등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활황세를 지속, 미국인들의 소비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소비 부문에서 10월 자동차 판매 규모가 22% 신장된데 이어 11월에도 무이자할부판매에 힘입어 8%의 신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추가 금리인하 불가피할 듯 이렇게 소비부문에서 당겨주고 있는데도 불구, 산업부문의 불황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조업 밀집지역인 시카고 지역의 제조업지수(NAPM)는 11월에 41.1로 10월의 46.2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제조업 활동의 침체 골이 깊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지난 주 발표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북 역시 제조업 부문의 침체가 확산되고 있음을 밝힌바 있다. 미국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FRB는 오는 11일 올해 마지막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다시 0.25% 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통신이 23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0%가 0.25% 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기대했고 이중 14명이 1월에도 또다시 0.25% 포인트 인하, 내년초에 미국의 단기금리가 1.5%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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