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사진) 포스코 회장이 중동사업의 지연 가능성을 내비쳤다. 검찰의 포스코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司正)이 기업 경영에까지 영향을 준 셈이다.
권 회장은 25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 청암상' 시상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합작사업과 관련해 "예정대로 추진하기는 힘들다"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우디에서도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 차원에서만 (포스코를) 생각하는 게 아니다"라며 "미래의 포스코를 생각하며 관계를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지분을 사우디 국부펀드에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이를 계기로 사우디 국민차사업에 독자진출하는 등 다양한 중동 포트폴리오를 구상해왔다.
권 회장은 지난 1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건설 합작사를 설립하기 위한 협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라며 순조로운 진행을 알렸지만 포스코건설이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검찰수사를 받으면서 2주 만에 상황이 반전됐다. 중동사업 지연에도 불구하고 계약 자체가 결렬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게 포스코 안팎의 분석이다. 한국과 사우디와 신뢰관계가 두텁고 PIF도 포스코와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포스코는 24일(현지시간) 인도 철강사 메스코스틸과 파이넥스 1공장 매각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맺으며 신기술 수출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6월 같은 내용으로 체결한 양해각서(MOU)보다 구속력이 더해진 것인데 아직 매각 시기나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최종 계약까지 양사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넥스는 기존 공법보다 배기가스 등 환경오염물질 배출량을 크게 줄인 방식으로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돼 수출을 위해서는 정부의 승인도 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