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차이나 리스크에 대비해야

국내 철강 업체들은 요즘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기’에 한창이다. 인도에 연간 1,200만톤 규모의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는 포스코는 지난 6월에 양해각서 (MOU)를 체결한 이후 조만간 현지 타당성 검사를 완료하고 내년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긍정적인 사인도 많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얼마 전 인도를 방문하자 곧이어 인도 정부의 고위관리가 한국을 방문해 포스코를 찾는 등 인도와 포스코간 긴밀한 협력체제도 구축되는 양상이다. 공개적인 환영도 이어지고 있다. 인도의 중앙정부는 포스코의 대규모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인식해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힐 정도다. 동국제강 역시 멀리 지구 반대편에 있는 브라질에 지분 참여 형태로 슬래브 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도 브라질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늦어도 올해 말까지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점쳐진다. 5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MOU를 맺었으니 불과 7개월 만에 프로젝트의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는 셈이다. 밖에서만 분주한 것이 아니라 안에서도 상당히 바쁜 움직임들이다. 현대INI스틸은 옛 한보철강을 인수한 후 전기로에 의존해온 생산 기반을 고로 단계로 업그래이드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시장 상황. 세계 철강시장에서 가격 폭등을 유발시켰던 중국이 얼마 전부터 체중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중국은 7월 신철강정책을 발표하면서 중국 철강에 대한 구조조정의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적어도 2~3년가량은 중국 리스크(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인하 압력 가중)가 지속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여기에 중국 최대 철강사인 보산강철이 11월에 내년 1ㆍ4분기 철강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조만간 국내 철강 업계도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국내 냉연사들은 지난 3ㆍ4분기에 영업이익이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철강 시황이 급반전됐다. 꽃피는 봄날 시작했던 글로벌 전략이겠지만 찬바람 불고 눈보라 치면 다시 한번 고민하는 것이 순리다. 철강 업체들의 프로젝트들 하나하나가 모두 신중하게 검토된 것들이고 향후 100년을 내다본 결론이겠지만 차이나 리스크가 생각보다 크게 와닿는다. 지금은 ‘시간과 실력’을 함께 고려하는 전략적인 자세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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