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민연금 보유 4대그룹 주식·채권 5년새 4배


최근 들어 금융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ㆍLGㆍSKㆍ현대자동차 등 4대 그룹에 대한 국민연금의 주식ㆍ채권 보유 비중이 지난 5년 동안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금융 시장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지적과 시장 상황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주장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연금의 4대 기업 주식ㆍ채권 보유액은 51조 7,213억원으로 지난 2007년 말(13조 5,008억원)과 비교해 3.8배 커졌다.

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4대 기업의 주식ㆍ채권은 전체 국내 주식ㆍ채권 보유액(298조 6,420억원)의 17.3%에 달한다. 지난 2007년 말에는 7.1%였다.


특히 연금이 들고 있는 이들 기업의 주식은 42조 5,460억원으로 전체의 58.1%에 달해 4년 전의 34.5%(11조 4,123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이 중에서도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6.2%에서 51.9%로 3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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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기업 채권 보유액도 9조 1,753억원으로 전체 중 4.1%를 차지해 4년 전(2조 85억원)의 1.3%에 비해 늘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지난 2008년 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금융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국민연금의 투자 행태가 이 같은 시장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코스피200을 벤치마크하거나 10대 그룹 계열사 등 우량주에 투자하고, 매매 시기를 맞춰 플러스 알파를 노리는 게 적절한 투자”라면서 “코스닥의 중소형주들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분석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기관들이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투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금측도 “국민연금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고려해서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면서 “최근 중소형주펀드나 벤처펀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코스닥 시장에 대한 관심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연금의 전체 국내 주식 투자액은 2009년 말 36조원에서 지난해 말 73조원으로 200% 늘어난 반면, 중소형주 투자액은 1조 2,000억원에서 4조 5,000억원으로 360% 증가했다.

연금관계자는 또 “대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도 했지만 이들 기업들의 비중이 커진 것은 그만큼 연금이 투자를 잘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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