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과 온세통신의 주채권은행으로 최근들어 마음고생이 심했던 하나은행이 영화투자에서는 연타석 홈런을 날려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선생 김봉두`에 8억원을 투자했다. 14일 현재 이 영화는 서울관객만 약 90만명에 이르러 이달 말까지 전국관객 200만명은 무난할 것으로 보이는 흥행작이다. 하나은행은 이 영화의 서울관객이 140만명이 돌파할 경우 투자원금에 19%에 이르는 수익금을 나눠받기로 제작사인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와 계약돼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에도 `가문의 영광` `광복절 특사` 등의 흥행작에 투자해 10%가 넘는 투자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이 이처럼 영화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것은 리스크가 큰 문화사업에 투자하면서도 원금보장을 받을 수 있는 신탁상품을 개발해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기존 영화펀드들의 경우 영화가 실패하면 원금을 돌려 받을 수 없었지만 하나은행의 이 상품은 영화가 실패를 하더라도 원금과 함께 최소 0.5%이상의 이자까지 제작사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다. 대신 영화가 아무리 대박을 치더라도 최고 19%이상은 받지 못하도록 해 제작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제작사와의 계약을 통해 원금은 보장하면서도 높은 이율을 얻을 수 있는 신탁상품을 만든 것이 제대로 된 영화투자를 할 수 있는 비결”이라며 “올 하반기까지 대기하고 있는 영화들이 많아 추가 수익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